분꽃이라는 이름 / 김신타 낮 동안은 입 다물고 있다가 어둠과 무언의 대화 나누는 침묵의 긴 꽃대궁 분꽃처럼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시간의 대부분을 대화가 아닌 묵언수행으로 보내야 하리라 이름이 그인 것도 아닌데 이름 때문에 우리가 그의 참모습 알지 못한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몸 마음과 우리 자신을 일심동체로 생각하는 것은 이름 때문이 아니라 무명 無明을 벗지 못한 탓이며 몸 마음과 나, 잠시 함께하지만 눈에 보이는 몸이나 몸으로 느껴지는 마음은 내가 아니라 대상일 뿐이다 나는 오감으로 지각되지 않는 생각으로 인식되는 주체이며 신과 함께하는 영원함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