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 15

초자아적 사랑

초자아적 사랑초자아적 사랑이란 자신에게 특별히 이익이 되든 안 되든,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웃과 동료에게 이익이 되는 쪽을 선택하는 홍익적 사랑을 말한다. 반면 이기적 사랑이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만을 선택하는 닫힌 사랑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이기적 사랑의 반대말로 알고 있는 이타적 사랑이란, 이기적 사랑의 또 다른 양상일 뿐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이며 자기만족이기 때문이다. 이기와 이타의 의미는 분명 상대적이지만, 이기적 사랑과 이타적 사랑 모두 나와 남을 둘로 구분하여, 자신을 위하는 것이면 '이기'로 타인을 위하는 것이면 '이타'로 이름할 뿐이다.물론 초자아적 사랑도, 이기적 사랑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이다. 그런데 초자아적 사랑이 이기적 사랑이나 이..

진정 사랑이란...

진정 사랑이란... / 김신타내게 무슨 이득이 있어서가 아니라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이것이 진정 사랑이다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진정 사랑이다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이성이 생각이 에고가 가로막는다그렇게 하면 남들이 우습게 본다고하찮게 생각한다고그래도 좋다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련다우습게 보이면 우습게 보이는 대로하찮게 생각하면 하찮게 생각하는 대로우스운 나도 하찮은 나도 사랑스러운 나일 뿐이다스스로 나를 사랑해야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다른 사람도 나를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詩-깨달음 2025.01.31

신은 하나다

신은 하나다"신은 하나다"라는 말은 사실 동어반복이다. 신이 하나이고 하나가 바로 신이기 때문이다. 피라미드를 하나의 우주 즉 신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피라미드 전체가 신이다. 피라미드의 최상층부 일부분만이 신인 게 아니라, 꼭대기와 밑 부분을 포함한 전체가 신이라는 얘기다. '신은 하나다'라는 깨달음이 내게 큰 위안을 가져다준다. 전체가 하나의 신이라면, 붓다의 가르침인 무아 無我에서처럼 '나'라는 개인과 개성 그리고 이름은 비록 사라질지라도 말이다.그러나 내가 사라진다는 말은, 나라는 존재가 영영 죽어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나라는 개인과 개성이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앞에서 든 비유처럼 신이라는 피라미드를 구성하는 개개의 돌로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다.이게 바로 거듭남이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

깨달음의 서 2025.01.19

중도와 정반합

중도와 정반합진짜인 줄 알았던 것이 어느 순간 진짜가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진짜가 가짜이고 가짜가 진짜인 것으로 생각하나 사실은, 어느 한쪽이 진짜인 게 아니라 모두가 반쪽의 진실일 뿐이다.진실은 정반합의 원리에서와 같이, 진짜와 가짜라고 나누어서 생각했던 두 가지가 하나로 합일되었을 때 나타난다.불교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즉 물질이 곧 텅 빔)이라는 말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색과 공이라는 나누어진 두 가지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진실이 완성된다.역시 불교의 가르침 중 하나인 불이법이기 때문이다. 둘로 나누어진 것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 진실일 수는 없다. 그래서 석가모니는 중도를 말씀했다.중도란 중간이 아니라 정반합에서의 합을 뜻한다. 그 모든 게 합쳐진 상태가 바로 ..

깨달음의 서 2025.01.15

청년 시절을 생각하며

청년 시절을 생각하며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20대 내내 나에게 간간이 들었던 의문이다. 다른 사람에 비하여 돋보이지도 않았고,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도 없는 현실에 나는 우울해했다. 그러던 20대 끝 무렵 나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30대가 끝나갈 무렵 내 사고방식은 나도 모르게 염세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었다. 결혼 직후 아이를 갖지 않는 게 어떻겠냐고 물은 적이 있는 내가, 그럴려면 뭐 하러 결혼했느냐는 아내의 대답 겸 질문에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해서 손주를 바라는 부모에게 한가지 효도라도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가질 정도로 염세적이었는데 말이다.지금은 60대 중반이 넘은 나이다. 명예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자살을 꿈꾸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경제..

내 안의 나

내 안의 나내가 나를 죽여야 한다내 안에 내가 있어서는 안 된다내 안에 '다른 나'가 없어야 한다내가 둘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다만 여기서 앞에 있는 '나'와뒤에 있는 '나'가 서로 다를 수는 있다앞에 있는 나는 전체로서의 나이고뒤에 있는 나는 부분으로서의 나이다'전체로서의 나' 안에'부분으로서의 나'가 들어있음이다그러나 '부분으로서의 나' 안에우리는 또 다른 나를 상정한다이러한 나를 스스로 죽여 없애야 한다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없는또 다른 내가 없어 마음이 텅 빈 상태가바로 견성이자 깨달음이다마음이 텅 빈 상태이기에내가 없고 모두와 하나임이 느껴지는모두와 더불어 함께하는내가 바라는 깨달음의 삶이다바라는 것조차 마음의 움직임이저절로 일어날 때를 기다리는모든 것을 받아들이는마음이 되고자 함이다판단은 외부 ..

여기와 저기

여기와 저기 / 김신타밤하늘엔 온통 흰 구름뿐터진 틈으로 별 하나 흐르고한참 뒤 나갔을 땐상현달이 떠 있고 별도 여기저기나는 여기 그대로인데저기 바깥세상은 늘 변한다어쩌면 세상은 그대로인데내가 늘 변하는 것인지도여기 있던 내가 저기 있고이걸 보던 내가 저걸 보는아니다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한다세상이 변하기에 내가 변하고내가 변하기에 세상이 변하는 어쩌면여기 있는 나와저기 있는 내가 같은 나이듯지나간 세상과지금 세상이 같은 것일지도

신작 詩 2025.01.12

보는 눈

보는 눈 / 김신타지금은 초등학교지만 당시엔국민학교 삼 학년 어느 운동회 날왁자한 틈에서 나는 갑자기내가 죽는다는 생각이 떠올랐고올려다보는 하늘에선 눈물이 났다군중 속의 고독이랄까이제는 고희 古稀를 앞둔 나이내 몸이 내가 아님을 알기에사는 내내 옆에 있었을 죽음이더는 저승사자가 아니다늘 마주하게 되는 이웃처럼시합을 끝낸 선수의 라커룸처럼편안한 휴식일 수도 있음이다노래를 잘하진 못해도누구나 듣는 귀가 있는 것처럼시를 잘 쓰진 못해도보는 눈을 가진 독자가 있는 것처럼잘 살고 못 살고가 아니라삶에서 늘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나를 보는 눈이 문득, 문득 커져야 한다나란 있는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님을

신작 詩 2025.01.11

겨울밤의 선물

겨울밤의 선물 / 김신타자다가 깨어 밖에 나가보니눈이 하얗게 덮였다터진 구름 사이로별 하나 보이고멀리 있는 친구에게카톡을 보내고 전화를 한다땅엔 하얀 눈이 쌓이고하늘엔 별 하나 떠 있다고서너 번 신호에도 받지 않아얼른 전화를 끊는다밤 12시가 되었기에잠이 들었나 싶어서그래도 좋다마당에 눈이 쌓인 밤전화할 사람이 있다는 게카톡 보낼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게익숙한 것에 새삼 감사함이 느껴지는오래된 친구가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눈 쌓인 겨울밤의 추위는 내게선물 같은 것 깨달음 같은 것

신작 詩 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