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5 4

샴쌍둥이

샴쌍둥이 / 김신타겨울 찬바람도따뜻한 빛깔이다사막에 비친 태양도시원한 파인애플이다허공을 가르는칼이 되지 말고둘을 하나로 묶는영원을 향해 나가자이에는 이눈에는 눈이 아니라이에는 물눈에는 바람일 수 있음이다지금 여기 이렇게서로를 바라보지만붙어 태어난 쌍둥이처럼우린 서로 다른 하나일 뿐한때는 네가 나였고내가 너인 적 있었으며어느 곳에서는 내가 너였고네가 나였던 땅조차 있었으리라몸뚱이는 나뉠지라도갈라지지 않는 허공처럼아무것도 없는 너와 나 사이둘이 아닌 우린 하나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5.02.25

속물

속물 / 김신타스스로 속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으나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들어 본 적은 있다그녀는 왜 내게 속물이라고 얘기했을까무엇이 속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을까60대 후반의 여성임에도광역 예술 단체장을 맡고 있는고교 동창의 재능이 부럽다고 했던글을 두고 오랜 친구인 그녀가 한 말이다자발적 백수인 내가영원한 현역인 동창의 재능을조금은 부러워하면 안 되는 걸까무엇에도 초연한 사람이어야 할까그래, 받아들이자초연함이 속으로 물들어 속물인잎이 모두 져버린 겨울나무일지라도속에서는 물이 흐르기에 속물인

신작 詩 2025.02.25

귀일 歸一한다는 것

귀일 歸一한다는 것 / 김신타나 자신으로의 합일이다내가 바로 하나이기에나 자신으로 하나 되는 게곧 귀일이 의미하는 바다자궁 안에 있는 태아가자궁과 엄마가 있음을 알까?모든 것 알지 못해도그곳에는 충만함이 있다씨앗에서 열매가 되듯태아에서 어른이 되며탄생에서 귀일이 시작되고귀일에서 깨달음의 싹이 튼다법으로나 진리로가 아닌나 자신에게로의 귀일이다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다름 아닌 나이기 때문이다하물며 신조차도나 자신일 뿐이다태아가 엄마와 하나이듯인간 또한 신과 하나이기에

詩-깨달음 2025.02.25

겨울눈

겨울눈 / 김신타오늘로 벌써 연 사흘째다우렁각시나 되는 것처럼밤에 살짝 내렸다가 낮에는구름 사이 햇살에 녹아드는잠든 사이 찾아왔다 아침이면어느새 사라지는하지만 꿈이 아닌 겨울눈은밖에 나가면 눈에 띄므로삶이란꿈이나 우렁각시가 아니라밤과 낮이며 눈과 햇살이다고락 苦樂이 출렁대고사랑이 넘실거리는영적인 사랑과 육적인 사랑노을이 짙어질수록점차 명암이 달라지리라사랑과 섹스란밥과 반찬일 수 있으므로사랑이란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상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반찬이 기름지지 않아도밥맛이 더 좋아지는 게 사랑이다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겨울밤 눈이 내려도아침이면 다시 태양이 뜬다태양도 눈도영혼도 육신도밥도 반찬도모두가 삶이자 사랑이다

詩-깨달음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