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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에서

빨래방에서 / 김신타기초생계 급여로 생활하는내 사는 모습을 되돌아본다남들과 비교하는 상대평가로는최하위층에 들어가겠지만오륙십 년 전 어릴 적 기억으로는지금 내가 먹고 사는 차림새가동네에서 제법 잘 사는 축에속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세탁기 전기밥솥 청소기머슴과 식모 둔 집 못지않고이불 빨래도 빨래방에서 해준다옛날과 비교하는 절대평가로는지금만 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그래도 예서 멈추기가 어렵다상대평가가 자꾸 눈에 밟히고내 사는 속내를 알게 된다면사람들이 무시할 것도 같은자격지심 내지 자존심은빨래방 대형 세탁기로도운동화 세탁기로도 빨 수 없는우리 집 고장 난 벽시계

신작 詩 2025.03.04

비밀

비밀 / 김신타결혼 전부터 키웠던 밤색 푸들신혼집에서도 살가운 친구였다어느 날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보이지 않는 내 사랑하는 반쪽문 잠깐 열어놓은 새 나간 것 같다는한참을 미안해하는 남편전단지 300장 만들어 붙이고몇 달을 두고 핀잔했으나끝내 돌아올 줄 모르고세월과 함께 아물어 가던 상처남편마저 세월의 문으로 나갔는지어느 날부턴가 보이지 않는다전생이 강아지였을 것 같은 동생이제부한테서 들었다며 어렵사리30여 년 전 얘기 다시 꺼낸다사실은 일부러 내다 버린 거라고아버지 말씀에 따라 어쩔 수 없이어려서부터 12마리나 되는 개를돌보아야 했던 남편이 저지른어처구니없는 만행이었음을개집과 함께 두었다는 자리까지애써 찾아가 나를 기다렸을 강아지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지었으나남편 떠난 지금 그게 무슨 대수랴개 키우는 걸 싫..

신작 詩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