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행복_나태주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시 2011.05.03
[스크랩] 술잔 속에 빛나는 별 / 임보 술잔 속에 빛나는 별 / 임보 시를 찾는다 시인을 찾는다 거만하고 서럽고 멍청한 그런 시 그런 시인을 묵은 잡지의 퇴색한 활자 속에서 혹은 서점의 먼지 낀 서가 한 구석에서 숨도 못 쉬고 억눌려 고꾸라져 있는 그를 문득 만나면 잃어버린 혈육을 다시 찾은 듯 전율을 느낀다 그런 날 밤이면 한번도 .. 내가 좋아하는 시 2010.11.02
[스크랩] 2008무등일보 신춘 시 당선작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박문혁(무등일보) 아버지가 다리미 하나 들고 세상 한 가운데 섰다. 비록 세상이 알 굵은 사포처럼 거칠다 해도 창가에서 응원가를 불러주는 벽돌만한 금성 라디오 벗 삼아 묵묵히 하루를 다렸다. 산더미처럼 쌓인 일감은 손목이 아리도록 다림질을 강요했지만, 세상을 배우는 .. 내가 좋아하는 시 2010.06.30
[스크랩] 후회 / 피천득 후회/피천득 산길이 호젓다고 바래다 준 달 세워 놓고 문 닫기 어렵다거늘 나비같이 비에 젖어 찾아온 그를 잘 가라 한 마디로 보내었느니.. 출처 : 천년학 글쓴이 : 천년학ㅡ현학 원글보기 메모 : 피천득님이 무슨 후회를 했을까 싶었는데 후회할 만하군요...ㅎㅎ/ 자란 내가 좋아하는 시 2009.01.26
홀로서기 / 서정윤 「 홀 로 서 기 」 ▶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 내가 좋아하는 시 2009.01.18
가재미 / 문태준 가재미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 내가 좋아하는 시 2007.05.10
당신의 의미 / 이순규 당신의 의미 / 이순규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비 그친 강 너머 아무도 없이 피어나는 안개 하루가 다 가도록 바라보다 고인 눈물로 웃어도 좋은 일이다 당신과 함께 한다는 것은 산 숲 사잇길 너머 나 아닌 널 향해 걷다가 혼자라는 사실을 잊은 채 지친 몸 기쁨에 불러보는 넉넉함이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 안에 채우고 또 채워도 넘치지 못할 빈 공허함마저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는 서로를 함께 인정하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 2005.07.14
논 개 論介 / 변영로 논 개 論介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 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情)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娥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속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 내가 좋아하는 시 2005.06.09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접시꽃 당신 / 도종환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 내가 좋아하는 시 200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