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

신타나 2025. 2. 23. 12:16


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 / 김신타


일 년 만에 참석하는 동창회
모처럼 다시 볼 반가운 얼굴들
친구들한테 잘난 내가 되고 싶다
남녀공학 고등학교 동창이기에
특히 여학생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신과 나를 향해 외우던 주문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여전히
신이기도 한 친구들 앞에서
내가 나임에 감사하지 못하고
나보다 잘난 내가 되고자 하는

못난 나로 보이면 어쩌나 하는
무명 無明 속에 갇힌 마음
긴장하는 내 모습이 보인다
'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를 외우자
이내 환하게 웃는 모습 떠오르고

잠시 무명에서 벗어난 기쁨 안고
칠순이라는 나이테 뚜렷해지는
동창들 만나러 길을 나선다
바람 부는 어느 겨울날
내가 나임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