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믿음의 세계

자각 그리고 성숙해짐

신타나초 2020. 4. 20. 09:38

자각 그리고 성숙해짐

 

 

가끔 예전에 있었던 일이 기억나면서, 그때 그리하지 않고 달리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만 오늘은 한 가지 더 자각이 일어나네요. 기억되는 그때 일은 하나의 작은 사건에 불과하고, 그 일을 포함한 전체적인 흐름에 의해서 지금의 내가 있는데, 나는 왜 자꾸 작은 사건 하나씩을 번갈아가며 떠올리는가? 하는 의문 겸 자각이 말입니다.

 

기억나는 사건 하나가 바뀌지 않더라도 나는 지금 충분히 좋은데 왜 자꾸 그런 작은 일에 집착하고 그것을 되새기는가? 라는 내 안에서의 자문자답을 여기에 적어봅니다.

 

어렸을 때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많이 혼났던 기억 때문에 스스로 완벽해지고자 하는 습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내가 한 일을 반추해보며 스스로 다듬고자 하는 것이죠. 이게 물론 적정선에서 멈추면 아주 바람직한 현상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볼 때도 꼭 지적해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내 경우야 스스로 고치든 말든 내 일이지만, 타인에게 행한 경우에는 이게 만만찮은 반작용을 불러옵니다. 네가 뭔데 그러느냐 에서부터, 저도 별로 잘하지 못하면서 지적질이야 등등, 실제로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내가 말하고 나서 그런 느낌을 스스로 받곤 합니다.

 

이렇게 느끼면서도 환갑이 넘는 나이인 지금까지 이를 고치지 못하고 이제서 조금씩 자각해가는 내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봐도 한심하지만 이게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ㅎㅎ 더욱이 웃기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나 자신에게는 관대해지지만, 타인 특히 나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뭔가 교훈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죠. ㅋㅋ

 

이러한 사실이 최근 들어서 자각되는 동시에 그런 일이 이제는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가령 예전에 공동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남보다 더 많이 일하는 건 아닌지? 괜히 일 많이 하고 남들한테는 오히려 병신 쪼다 소리 듣는 건 아닌지? 다른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 노는 건 아닌지?

 

이런 의문이 내 안에서 수시로 일어나며 나 자신도 기분이 안 좋고, 타인에게 좋게 얘기하고자 나름 애를 쓰지만, 나도 모르게 기분 나쁘게 얘기하게 되곤 했는데, 이제는 이 모든 일들이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그게 진짜 중요한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앞으로 다시 예전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게 되더라도 이젠 마음에 걸림이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의 나라면 이런 일은 상상하는 것으로도 거부감이 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정말 장족의 발전을 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돌이켜 볼 때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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