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한강

신타나몽해 2022. 7. 5. 03:16

한강 / 신타


두물머리에서 나오는
뜨거움과 차가움
샤워기 통해 합수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아니라
내 안의 모습이 바뀌어야 할 터
겸손 옆으로 바짝 다가가
우물 안 개구리보다 더 낮은음자리표
호숫가 개구리로 살리라

모든 게 내 안에서 하나임에도
어느 한쪽은 내 것이 아니라고
밀어내거나 비난하는 삶이었다

높낮이가 서로 다르다 해도
파도타기 하는 삶일지라도
이 땅의 모든 개구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힘
수평선 아득한 호수 되리라

가슴이 온유한 남쪽과
이성이 냉철한 북쪽으로 나누어진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
두물머리에서 이제
하나의 강이 되자

지나온 길 서로 다르다 해도
더 많은 세월 함께였나니
뜨거움과 차가움이
하나 되는 양수리에서
너와 나 한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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