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詩, 수필)

헤어짐의 미학

신타나몽해 2022. 10. 18. 22:41


헤어짐의 미학 / 김신타


그대 삶에 평안함이 이어지길,
파도가 칠지라도 지나서 보면
우리에겐 늘 잔잔한 바다
그동안 고마웠어
너를 사랑해

파도였다가도 다시
바다일 수밖에 없는 운명
떨어졌을 때 잠시 만났지만
어차피 하나일 수밖에 없는

너와 나 지금은 둘이지만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될 터
그때 괜히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 헤어짐조차 사랑하자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에 감사하자
너와 나 그리고 모두에게
깊이 고개 숙이자

만남이 없었다면 우리
헤어짐조차 아름답다고 독백하는 시간
고요히 가질 수나 있을까

바다가 있기에 파도가 있고
파도가 있기에 바다인 것처럼
우린 모두 하나이지만
둘로 보이는 때가 있을 뿐

다시 하나임이 느껴지는 날
언제일지라도 그때는 오리니
사랑과 아쉬움으로 그럼
그대여 안녕

떠나갈 때 떠나간대도
잊혀질 때 잊혀진대도
그대를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그대가 너일지라도
네가 아닐지라도

* '나는 행복한 사람' (이문세 원곡) 가사 부분 인용

- 월간 '문학바탕' 2023년 11월호
- '구례문학' 제32호 (2023년)

'발표작 (詩,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찻물을 끓이며  (0) 2022.08.16
영광, 꽃을 담다  (0) 2022.06.09
꿈의 세계  (0) 2022.03.25
여전히 천동설  (0) 2022.03.19
요람과 무덤 사이  (0) 202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