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월 / 김신타 달력이 두 장 남은 10월과 12월 사이에 낀 깊어진 가을의 풍경이다 찢어 먹어야 제맛 나는 김장 김치를 찢는 손가락처럼 젓가락처럼 남들이 눈여겨 보아주지 않아도 거인의 다리가 되어 서 있는 긴 바지에 막대풍선을 접는 아이에게 줄 선물을 든 광대처럼 단풍으로 분장한 채 먼 산 바라보다 계절은 다시 오고 저마다 빈 마음 사이로 11월의 바람이 저녁놀에 스친다 신작 詩 2023.11.05
순종 순종 / 김신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고요히 중심을 찾아 몸을 앉히면서도 마음으로는 흔들림을 받아들이는 것 받아들임이 곧 우리의 삶이겠지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기꺼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건 무소불위 당신의 힘에 의한 것이니 내 뜻대로 하면서도 당신의 힘에 따르는 것 순종이 곧 우리의 길이겠지 내 뜻대로 하면서도 당신의 드러냄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순종이겠지 한 마리 양이 길을 벗어남도 탕자가 집을 떠남도 내가 죄를 범함도 모두가 불순종 아닌 당신이 준 선물 자유의지에 의한 일어남이자 순종과 자유의지 내 앞에 난 갈림길이 아니라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일 뿐 정상 마침내 당신 품에 안길 수 있는 이정표 맞는 길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때도 있는 신작 詩 2023.11.04
둘이면서 하나인 둘이면서 하나인 / 김신타 그대 그리고 나 아무리 큰 우주와 티끌일지라도 둘인 동시에 하나인 티끌이 어찌 우주를 벗어날 수 있으랴 그렇다 해도 우주는 우주, 티끌은 티끌일 뿐 하나이자 둘이며 둘이면서 하나인 신작 詩 2023.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