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10

감각과 기억의 세계 그리고 깨달음

감각과 기억의 세계 그리고 깨달음 우리 인간에게는 인체의 오감에 의한 감각이 있으며, 그러한 감각에서 비롯된 감정과 생각 그리고 의지적 행동 등에 대한 기억 속에 우리는 매몰되어 있다. 매몰이라는 표현보다는 몰입이라는 표현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불교에서 말하는 색수상행식 色受相行識의 수렁에 빠져있음이다. 더욱이 자신이 감각에서부터 감정과 생각, 행동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한 기억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채 살아간다. 깨달음이란 다름 아닌 감각에서 비롯된 감정·생각·행동과 이러한 색수상행에 대한 '인식된 기억'에서 벗어남을 뜻한다.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레 몰입되는 감각적 세계와 감각 세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감정과 생각, 행동 그리고 인식과 기억이라는 세계에서..

깨달음의 서 2022.08.18

기다리는 동안에도

기다리는 동안에도 / 신타 믿고 기다려라 때는 오리니 바라 마지않는 그때가 오리니 기다리는 동안에도 삶은 충만하리라 믿음을 고집한다면 소망이 이루어지리라 우리가 가진 건 오직 믿음뿐이며 할 수 있는 건 다만 기다림뿐이다 무조건 사랑하리 마음으로 사랑하리 나보다 그가 클지라도 또는 작을지라도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음 깊이 사랑하리 소망이 이루어질 때까지 미루는 어리석음 아닌

신작 詩 2022.08.17

찻물을 끓이며

찻물을 끓이며 / 신타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싶어 찻물을 올려놓는다 평생 아침잠 많던 내가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런 호사를 누린다 도라지. 생강. 마늘이 차로 합체된 조그맣고 하얀 망사주머니 끓인 물을 붓는다 목과 기관지에 좋으리라는 기대를 마신다 따뜻함이 좋다 지금이라는 순간이 좋다 한때는 내가 산다는 게 살아 있음이 고통인 때 있었지만 지금은, 지금이어서 좋다 내가 살아 있음에 아침과 마주할 수 있음에 하고자 하는 일 행할 수 있음에 내가 나를 볼 수 있음에 내가 존재함에 [2020년 구례문학 제 29호 상재]

보물찾기

보물찾기 태초에 생각, 말(말씀), 움직임이 있었다. 여기서 움직임이란, 무형 無形인 생각과 말이 고정된 게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뜻이다. 또한 생각을 '의식'으로, 그리고 말을 '소리'라는 단어로 바꾸어도 상관없다. '태초에 우리에게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 있었을 뿐 아니라, 무형의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있었으며, 역시 무형의 존재임에도 고정됨이 아닌 움직임이 있었다'라고 이를 바꾸어 써도 적절할 것이다. 물질 우주 이전부터 존재하는 무형의 세계에서 우리는, 자신이 존재함을 의식하는 능력과 스스로 말을 할 수 있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무형임에도 무언가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태초부터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무형의 세계가 바로 우리의 내면이다. 지금 우리에게 눈..

오늘도 한 그루 나무이련다

오늘도 한 그루 나무이련다 / 신타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건 예전보다 적은 양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열매도 떨어지고 잎새마저 진 계절 젊어서는 쌓아두어야 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내려놓는 게 아닌 조금씩 욕심을 내는 것이다 욕심을 조금만 낸다면 나눌 것도 버릴 것도 많을 터 열매가 그러하고 잎새가 그러하다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하는 계절 봄 여름에는 욕심껏 물을 끌어올리고 갈 겨울에는 적게 아주 적게 끌어올리는 게 곧 내려놓음이다

신작 詩 2022.08.02

신의 사랑을 깨닫자

신의 사랑을 깨닫자 / 신타 눈에 보이는 바깥 어디에 심판자가 있고 지옥이 있지 않으며 내가 바로 심판자이자 내 안에 지옥이 있다 심판자가 되어보고 지옥을 겪어보아야 비로소 신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내 안에 천국이 있음 또한 깨닫게 되나니 스스로 자신을 심판하고 지옥과 같은 고통 맛보아야 신의 사랑 깨달을 수 있으며 평안과 기쁨 느끼게도 되나니 지금 여기서 멈추지 말자 내 안의 천국이 바로 저긴데 천국 앞에 있는 지옥에서 멈추지 말자 태양이 뜨기 직전의 어둠일 뿐이나니

詩-깨달음 2022.08.02

강 같은 호수

강 같은 호수 / 신타 태어날 땐 아무것도 없는 바닥 다른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교육을 통한 사회적 인식을 받아들인 끝에 관념의 저수지가 되고 호수가 되었다 어릴 때와 젊었을 땐 호수에 물을 채워야 하지만 나이가 들어선 강물이 되어야 한다 들어온 만큼 내보내야 하는 것이다 점차 욕심을 줄여야 한다 받은 만큼 나누어야 한다 채운 만큼 내려놓아야 한다 가두지 말고 흘려보낼 일이다 고여있는 안전이 아닌 흘러가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혼자만의 안녕이 아닌 함께하는 기쁨을 깨우칠 일이다 내가 발 딛고 있는 땅이란 사랑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허공중에 떠 있는 지구일 뿐 우주라는 허공을 도는 것일 뿐 내가 바로 사랑의 에너지임을 점차 깨달아 가야 할 일이다 허공 속에서도 건재하며 현실이라는 환상 속에서도 굳건한

신작 詩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