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로 서다 뿌리로 서다 자란 김석기 나무는 뿌리를 내리고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홀로 서고자 뿌리는 어둠에서 자라며 나는 가슴 속에 머문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자 그래도 때로는 쏟아지는 소나기에 뿌리도 제 마음 내 보이고 불현듯 나타난 누군가에게 마음이 뿌리 채 흔들리기도 하며 여름이 지나가고 사랑도 식어가지만 남아 있는 그리움은 뿌리처럼 아프다 가슴에 드러난 상처, 詩-사랑의 느낌 2006.01.17
사랑의 그림자 사랑의 그림자 사랑한다며 간절하게 애원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사랑이라는 말도 역겨워진다 너 없이 못산다고 매달리다가도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어버린다 미칠 듯이 울부짖으며 그리워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눈물 자국마저 남지 않는다 사랑은 사라지는 것 사랑은 부질없는 것이지만 .. 詩-사랑의 느낌 2006.01.17
휴대전화 휴대전화 전화기 속에는 기쁜 소식 담은 님의 목소리 있어밖으로 나오기에 앞서 노래로 먼저 눈짓한다노래를 들으며 나는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전화기를 꺼내어 설레임을 누른다길을 걷다가도 차를 타고서도님의 목소리는 언제나 내 안에서 속삭인다 어느 날 내가그늘지고 비탈진 곳에 서 있을지라도님의 목소리는 언제나 샘물처럼 흐른다 휴대전화, 그 안에 자란 김석기 詩-사랑의 느낌 2005.12.06
이별하는 기차역 이별하는 기차역 까만 플래트 홈, 불 켜진 차창 님은 떠나가고 나 홀로 남아 아침 같은 사랑 되새기며 밤하늘 별빛만 바라본다 이슬은 두 눈에 고이고, 사라지는 님의 모습 기다란 차창으로 이어져 은하수 사이 흩어지며 높이 흔든 하얀 손은 아쉬움에 외치거늘 가라앉은 기적소리 아스라이 멀어진다 자란 김석기 1986 詩-사랑의 느낌 2005.09.19
폭풍 뒤의 아침 폭풍 뒤의 아침 자란 김석기 사랑은 한 줄기 강렬한 소나기 되어 건반 두드리듯 때론 소용돌이치듯 마음의 샘물에 떨어져 꽂히면 입술은 환희의 순간에 천둥소리와 입맞추고 두 팔은 허공을 힘껏 끌어안으며 등줄기는 비 오듯 땀에 젖은 채 온몸은 구름 위에 피어올라 폭풍처럼 요동친다오 어둠이 깊.. 詩-사랑의 느낌 2005.06.05
가로등에 걸린 시 가로등에 걸린 시 멀고도 먼 하늘 날아 넓고도 너른 바다 건너 나 여기 있다 낯설지만 이웃이 있는 곳 외롭지만 친구가 있는 곳 그래도 내 살던 고향의 이웃과 내 어릴 적 친구들이 마냥 그립다 혼자 있는 밤이면 더욱 그러하여 달려간다 날아간다 뛰놀던 고향 산천 마음속 친구에게로 그곳엔 정겨움이.. 詩-사랑의 느낌 2005.06.04
사랑이 남긴 것 사랑이 남긴 것 덤덤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다 안타까움과 방황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그러나 딴은 슬픈 삶이기도 하다 지겨움과 권태가 곧 찾아올 것이므로 살아가는 일만 걱정하며 사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삶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딴은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동물도 그리 살아가고 있을.. 詩-사랑의 느낌 200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