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타나 2020. 3. 24. 07:20

시절인연 / 김신타


진은영 시인의 시 '달팽이'에 나오는

'달이 창백한 건 일찍 나왔기 때문이 아니야
달은 출혈의 산물이야'

에서 '출혈'의 뜻을 나는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수년전에도 읽어본 적 있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때가 되어야 시퍼런 감이 노을처럼 익어가듯
때가 되어서야 하나씩 알아간다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다.
시절인연이 지금 닿은 것일 뿐이다


[구례문학 제 29호(2020년)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