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빨랫줄
신타나
2021. 11. 26. 14:53
신타
세상에서 묻은 때와
스스로 선택한 밤의 그림자
손빨래든 세탁기든
깨끗이 지우고 싶다
힘껏 두들겨 빨아
빨랫줄에 널고 싶다
세상은 날마다
나를 빨랫줄에 넌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세상이 밝기 전에
몸과 마음에 밴 어둠
새벽처럼 지우고 싶다
애써 지우지 않아도
스스로 아침이 된다면
빨랫줄에 걸린 어둠마저
조용히 빛을 따를 터
빨랫줄 너머
빛나는 아침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