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윤회 輪廻
신타나
2025. 6. 12. 02:58
윤회 輪廻 / 김신타
어둠에서 바라보면
열차의 창문이 줄지어 지나간다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저들도 한때는
자신의 속을 모르는 채
그저 남들 뒤를 따라갔겠지만
이제는 어둠이 내버려두지 않는다
어느 편인가를 밝혀야만 한다
아니 스스로 알게 되었다
왼쪽으로 가는지 혹은
오른쪽으로 가는지
공원 벤치마다
젊은 쌍쌍이 자리를 찾아든다
저들도 때가 되면
서로 갈 길을 갈 것이다
이슬이 차가워지고
어둠이 깊어지는 어느 한때
그들의 부모와는 다른 방향으로
또는 같은 방향으로
좌로 가든 우로 가든
서로 반대 방향인 것 같지만
직선처럼 보이는 지구의 표면이
결국 곡선이라는 사실을
때가 되면 알리라
끝이 끝이 아니라는 걸
돌고 돌아 다시 만난다는 걸
두려움에 부질없이 싸웠다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