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무상하기에 영원하다

신타나 2024. 10. 31. 23:13

무상하기에 영원하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심지어 바윗덩어리나 쇳덩이라 할지라도 천천히 변하는 것일 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흔히 신이란 변하지 않는 존재로 생각하기 쉬우나, 변하기 때문에 신은 살아있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가 몸이라는 생명체에서 벗어나게 될 때도, 변하기 때문에 생명으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생멸하기에 살아있는 것이다. 부분인 몸의 세포가 생멸하기에 전체인 몸이 살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불생불멸이란 오히려 죽어있음을 뜻한다. 몸에 있는 수분은 모두 증발하고 동시에 바람에 의한 풍화작용은 없는 환경에 놓인 사체 즉 미라가 바로 불생불멸이지 않겠는가?

우주에 있는 삼라만상은 모두 생멸한다. 다만 우리가 느끼는 생멸의 시간이 저마다 다를 뿐이다. 그리고 우주 전체도 생멸한다. 동물이나 식물의 몸 안에 있는 수많은 세포가 생멸함으로써 동물이나 식물이 생존할 수 있는 것처럼, 우주 안에 있는 인간 생명체를 비롯한 수많은 사물들이 생멸함으로써 우주 전체는 영원히 존재한다. 그래서 무상하기에 영원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 주의할 점은 우리 자신과 자신의 몸을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몸은 개체이지만 우리 자신 즉 '나'란, 몸과는 달리 하나로 연결된 전체이다. 다시 말해서 나란 유형의 몸인 물질적 개체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무형의 전체인 것이다. 분리된 물체인 개체로서의 몸은 생멸할지라도, 하나로 연결된 무형의 전체는 영원히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개체로서의 몸이 아니라, (유형이 아닌) 무형으로 존재하는 전체이며 전체의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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