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적 일상 / 김신타여름날 나는 선풍기를 튼 채어싱 매트 위에다 발을 대고충전하면서 휴대폰을 보다가더러는 에어컨을 꿈꾸기도 한다거리에 늘어진 전선은사진 찍을 때마다 하늘에 까만 줄 긋고집안에 들어온 전깃줄은내 몸 주위를 감싸고 있다전기 없는 세상을 사는자연인의 삶도 있을 수 있으나일상은 나도 모르게전기적 세상이 되어 버렸다밤중에도 가로등이 있고아름다운 야경이 있으며아궁이 불이 아니어도따뜻한 겨울이 있다난로에 주전자를 올려놓지 않아도커피 포터에서 물이 끓어오르고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아도전기밥솥에서 저녁이 익어간다「구례문학 33호(2024년)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