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지식은 시대의 산물이다.

신타나 2005. 9. 8. 09:24
 

                      지식은 시대의 산물이다.

 


인간의 지식은 그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산물이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현시대의 산물이듯
가장 앞선 시대인 구석기나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지식 또한 그 시대의 산물이며
고대 그리스에서 배출되었던 많은 철학자들의 지식도 그 시대의 산물일 따름이다.

 

그런데 우리는 쉽사리 이러한 사실을 잊어버린 채

자신의 지식이 이 세상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지식이나 학식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는 우리가 역사를 한 번 만 뒤돌아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원시시대의 예언자 내지 종교지도자는
천둥, 번개가 치고 태풍이 불고 해일이 일며

일식(日蝕)과 월식(月蝕)이 일어나는 이유는 신(神)의 노여움 때문이라고 믿고는

이러한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는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굳게 믿었었다.


천동설을 굳게 믿었던 중세(유럽) 사람들도 자신의 지식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는

그에 반하는 지동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

 

위와 같은 일은 지금과 같이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세계의 역사를 배우지 못했고

그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시대에는 말이다.

 

그러나 현시대는 과학이 발달했으며 세계의 역사를 배울 수 있으므로

그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일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 있고 전 세계의 역사를 통째로 파악할 수 있다 하여도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지식 역시 시대의 산물일 따름인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일 수는 없다.
먼 훗날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이 잘못된 것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깨닫도록 하자.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믿지 말거나 의심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을 굳게 믿되

다만, 그 지식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음을 깨닫자는 얘기다.

 

오래 전 시대 사람들도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이 절대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한다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하여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과학적 사실일지라도

그것은 이 시대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 시대는 세월을 따라 흘러 지나가며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살게 된다는 사실도 깨닫도록 하자.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사람들만 보지 말고

우리보다 뒤에 살아갈 사람들을 한 번 생각해보자.

과거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생활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듯이

미래의 사람들도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범주 내의 생활이 아닌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생활을

수 백년, 수 천년 후의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영위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새로운 지식에 의한 새로운 생활을 말이다.

 

'과거 수 백년, 수 천년 전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바로 우리를 두고 의문을 가지면서 말이다.

우리의 후손들이.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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