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신은 하나다

신타나 2025. 1. 19. 08:37


신은 하나다


"신은 하나다"라는 말은 사실 동어반복이다. 신이 하나이고 하나가 바로 신이기 때문이다. 피라미드를 하나의 우주 즉 신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피라미드 전체가 신이다. 피라미드의 최상층부 일부분만이 신인 게 아니라, 꼭대기와 밑 부분을 포함한 전체가 신이라는 얘기다.
'신은 하나다'라는 깨달음이 내게 큰 위안을 가져다준다. 전체가 하나의 신이라면, 붓다의 가르침인 무아 無我처럼 '나'라는 개인과 개성 그리고 이름은 비록 사라질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내가 사라진다는 말은, 나라는 존재가 영영 죽어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나라는 개인과 개성이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앞에서 든 비유처럼 신이라는 피라미드를 구성하는 개개의 돌로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다.
이게 바로 거듭남이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이름이 사라진다고 해도, 강물이 바닷물이 되는 것이지 강물이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닌 것과 같다.

고로 수많은 강물이 모여 하나의 바닷물이 되고 개개의 돌이 쌓여 하나의 피라미드가 되듯이, 개인의 개성에서 벗어나 신과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저마다 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연못이나 웅덩이에 고인 물은 다시 한번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릴 때 바닷물이 될 수 있으며, 피라미드 옆에 떨어져 있는 돌들은 피라미드가 아닌 것처럼 자신의 개성에서 벗어나 신과 하나가 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여전히 한 인간일 뿐이다.

그렇지만 중생이 곧 부처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저마다 신인 것이다. '나'라는 분리된 개성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말이다.
고여 있는 물이라 해도 언젠가는 바닷물이 되듯이, 길가에 흩어진 돌이라 해도 언젠가는 피라미드가 되리라.
지금은 흩날리는 눈송이일지라도, 나중엔 끝이 없이 펼쳐지는 설원을 이루리라.
지금은 자신의 개성을 내세우는 인간으로 살아갈지라도, 언젠가는 신이라는 하나가 되리라.
신은 하나이며, 하나가 곧 절대이자 근원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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