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사랑
건물 3층 복도 난간에서
아카시아잎 줄기 하나를 따 손에 쥐고는
가지런한 푸르름을 들여다본다
잎은 꽃을 찾고
꽃은 향을 부르며
아카시아향은 오월을 낳고
오월은 새로운 계절의 이름으로 태어난다
바람은 코끝에 묻어 멀리에서도 향기로 다가오며
향기에 묻힌 나는 지난가을을 떠올린다
만남과 이별의 인연을 생각한다
사람에 의해 떼어진
나무로부터 멀어져, 마르고 시들어 가는
아카시아 잎과 잎을 손으로 살며시 펴보며
이슬처럼 맺힌 눈물이 푸르름을 다시 떠올리기를
가만 눈감아 기대어 본다
시든 잎에 흔들리는 한숨이 푸르름으로 떨려오기를
가만 숨죽여 귀 기울인다
자란 김석기
^*^*^*^*^*
2005년 7월호 월간 문학바탕
'발표작 (詩,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랫목 밥 한 그릇 (0) | 2005.06.01 |
---|---|
나의 친구이므로 (0) | 2005.06.01 |
천자봉에서 (0) | 2005.06.01 |
지게차 (0) | 2005.06.01 |
아름다움과 추함 (0) | 2005.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