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에 걸린 시
멀고도 먼 하늘 날아
넓고도 너른 바다 건너 나 여기 있다
낯설지만 이웃이 있는 곳
외롭지만 친구가 있는 곳
그래도
내 살던 고향의 이웃과
내 어릴 적 친구들이 마냥 그립다
혼자 있는 밤이면 더욱 그러하여
달려간다
날아간다
뛰놀던 고향 산천
마음속 친구에게로
그곳엔
정겨움이 있다
모국어가 있다
향수를 달래주는 샘터가 있다
파란 모니터 속에
온 세계가 들어 있다
그 중에
내 나라 내 고향도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모국어로 채워진
삶과 소설과 시를 만난다
이 비가 그치면 가련다
누군가가 날 위해
눈에 선한 길 옆, 가로등에 걸어놓은
시 한 편 소리 내 읽고자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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