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

또 다른 바람은 불고

신타나 2025. 2. 1. 12:43

또 다른 바람은 불고 / 김현희


함께했던 여행
바람은 여전히 그곳을 지나고
지금은 겨울 바다

문득 당신인 양
얼굴을 스치고 가는
한 줄기 바람

지난 추억이 출렁이는
나의 겨울은 지금
백사장에 펼쳐진 설원인데

저마다 흡족한 표정으로
겨울 바다를 찾은 사람들
또 다른 바람은 불고
추억과 함께 찾아온 바다는
새로운 추억을 낳습니다

눈처럼 쏟아지는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도
우리는 모두 순백의 사랑을 꿈꾸며
오늘을 수놓습니다만

언젠가 하나가 될 우리는 천천히
하나씩 바다에 떨어지는
아름다운 눈송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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