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영혼의 사랑과 두려움

신타나 2024. 11. 12. 03:27

영혼의 사랑과 두려움

1
우리 인간 영혼은 하늘에 비유할 수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곧 영혼이다. 그런데 영혼이 몸과 함께 지상으로 태어날 때 영혼의 모습 그대로 태어나지 않고, 마치 파란 하늘에 덮인 구름처럼 두려움이라는 마음이 사랑으로 이루어진 영혼 위에 덮이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왜 영혼 그대로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고 마음이라는 구름에 덮인 상태로 태어날까?

그것은 바로 영혼의 모습인 사랑을 느끼고 깨닫기 위함이다. 즉 처음부터 우리가 파란 하늘만 보아왔고 지금도 변치 않는 파란 하늘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대하여 아무런 느낌이 있을 수 없다. 즉 그것이 파란지 빨간지 좋은지 나쁜지 등등 아무런 느낌도 갖지 못한다. 그래서 느낌과 깨달음의 기쁨을 얻기 위하여, 즉 구름이 걷힌 다음 날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는 기쁨을 얻기 위하여, 두려움이라는 마음의 구름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2
우리가 무엇을 이루지 못할까 봐 또는,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얻은 깨달음을 전하지 못할까 봐 염려하는 마음이 곧 두려움의 생각이며, 두려움의 생각은 영혼과 하나가 되어 있는 마음의 채널을 자신도 모르게 돌려, 자신의 영혼 즉 신과 멀어지게 하므로 어떠한 두려움도 갖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타인을 위하고 선을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타인보다도 선보다도 언제나 우리 자신이 먼저가 아니던가? 그러니 결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두려워하는 몸짓은 갓난아기가 엄마를 두려워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앎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시로 두려워한다. 그러나 두려움을 갖는 게 나쁘거나 어리석거나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두려움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곧바로 알아차려, 두려움에서 빠져나오는 게 우리가 행할 바이다. 아무런 두려움도 갖지 않는 게 우리가 지녀야 할 모습인 것은 아니다. 깨달은 자는 아무런 두려움도 갖지 않는다거나, 또는 갖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또 하나의 환상일 뿐이다. 두려움이 없는 존재는 무생물일 뿐이다.

모든 생명체는 팽이와 같다. 자의든 타의든 계속 돌지 않으면 쓰러진다. 즉 변화하지 않으면 그 생명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인간의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다. 바닷물이 파도치지 않는다면 고여 썩게 되리라. 고로 두려움이란 아직 깨닫지 못한 자에게는 극복의 대상이지만, 깨달은 자에게는 버려야 할 감정이 아니라 파도와 같고 소금과 같은 소중한 것이다. 즉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을 하게 되고,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운동을 하게 되며, 사회적 제재나 명예심 때문에 법이나 도덕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