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새로 만든 화단

신타나 2005. 7. 1. 17:23

             새로 만든 화단

 


엊그제 옮겨 심은
목련
단풍
동백
그리고 화단 주위에 둘러쳐진 관목들

 

때맞춰 내린 유월의 장마비에
덮인 흙이 촉촉하다.

 

이들도 무엇인가 운명을 타고났으며
이 세상에 태어나 어쩌다 이곳으로 옮겨졌다 해도
어디에서든 때가 되면

 

목련은 청초한 봄을 피워내고
단풍은 가을을 붉게 물들이며
동백은 겨울에도 핏빛 울음을 울 것이다.
작은 나무들도 저 나름의 사연을 간직하며
꽃을 피우고 또 지우리라.

 

나무들도
그들만의 기쁨과 슬픔을
때로는 밖으로 자랑스레 꽃피우고
때로는 가슴에 동그랗게 새기기도 하며,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지금 저곳에는
천년을 향한 마음이
뿌리 내리고 있으리라.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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