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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삶이

무탈한 삶이 / 김신타 이어지길 바래왔고 행복이라 믿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항상함이 아닌 변화무쌍할지라도 무탈한 일상이 아닌 무시로 바뀌는 삶이어도 변화가 내게 고통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로 인해 기쁨 또한 지금까지 내 곁에 있어 왔다 늘 잔잔한 바다 아닌 잔잔하다가 파도치고 파도치다가 잔잔해지는 이게 곧 삶이요 행복임을 나는 이제서야 깨닫는다

신작 詩 2023.09.17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은 / 김신타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지만 '나'라는 존재조차 변할 뿐이다 내 안에 있는 생각, 감정 그리고 몸뚱이가 늘 변하는데 어찌 내가 변하지 않겠는가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나 신이라는 존재조차 당연히 변할 뿐이다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상의 합이 곧 신인데 어찌 우주 전체인 신이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가 영원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며 고로 우리는 서로 헤어질 수 없는 인연이자 운명이라는 사실이다

신작 詩 2023.09.10

배고픈 소크라테스

배고픈 소크라테스 / 김신타 나는 혼자서 생각했다 동물의 사전엔 고뇌가 없을 거라고, 상대가 눈에 띄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지 못할 거라고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라는 말을 들으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인간 역시 불행은 멀리하고자 하며 행복만을 가까이하고자 한다 배부른 돼지가 롤 모델인 것이다 행복 속에 불행이 들어있음과 불행 속에 행복이 들어있음 또한 모두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리라 타인의 행복한 웃음 속에서 그들의 불행했던 과거를 볼 수 있어야 하고 타인의 지금 불행 속에서 그들의 행복한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하리라 불행이 접지되지 않은 행복이란 번갯불에 언제 타버릴지 모른다 내 행복을 땅으로 흘려보내라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라 불행도 그렇지만 행복을 멀리할 필요..

신작 詩 2023.09.03

팔월

팔월 / 김신타 마지막 날에도 냇물이 쏟아진다 어제도 비가 내렸지 물은 다시 불어나 징검다리 여전히 잠긴 채 매미 소리 아직도 귓가에 쨍하다 누구나 왕자로 태어났지만 기쁘게도 우리는 거지가 되어 살아볼 수 있음이다 거지에서 왕자까지 종소리는 넓게 울려 퍼지고 팔월 마지막 날, 이윽고 다가온 길 쓸쓸한 허공에 걸쳐둔 시선 나는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여름 한때 물결 되어 흘러갈 뿐

신작 詩 2023.08.31

당신이 있든 없든

당신이 있든 없든 / 나신타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유형이기도 하고 무형이기도 한 나는 그래서 인간이기도 하지만 신이기도 하다 내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 나는 유형이자 무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영원히 존재하는 생명이다 거시적으로는 유형이지만 미시적으로는 무형일 수도 있는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신이자 인간이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나는 늘 지금 여기 존재한다 당신이 있든 없든 늘 지금 여기

신작 詩 2023.08.27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 나신타 동영상 듣다가 글을 읽다가 혼자 눈물 흘릴 수 있음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가까운 친구이거나 설령 애인이라 할지라도 그가 나와 같지 않으므로 내 눈물의 이유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지금의 감정을 느끼는 게 좋다 옆에 있는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내 감정에 오롯할 수 있어서 좋다 어쩌면 동영상이거나 글 속 화자의 감정과 내 감정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는 순간이며 이게 바로 우리가 하나라는 징표가 아닐까 몸과 마음으로는 눈송이처럼 서로가 다를지라도 인드라망으로 얽혀진 우리 모두 하나라는 뜻이 바로 이것이리라 나 자신과 이웃인 우리 모두 그리고 우주 만물에 대한 사랑, 사랑에서 비롯되지 않은 게 없다 사상이든 종교의 경전이든 진리란 내 안에 있을 뿐이다 이성이 ..

신작 詩 2023.08.25

빈 거울

빈 거울 / 김신타 거울 안에 모든 게 담겨 있다 텅 빈 거기에 모든 것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신 또는 우주가 곧 거울이다 모든 것을 담아 비추는 거울 내가 바라는 것도 바라지 않는 것도 필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깨달음이며 부족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믿음이나니 행복은 깨달음으로 느낄 수 있으며 물질은 믿음에 찬 생각이 창조한다 빈 거울 안에 내가 있다 빈 거울 안에 신이 있다 거울을 바라보며 오늘도 나는 당신의 사랑을 다시 떠올린다

詩-깨달음 202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