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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과 나는 사람이 아니다 / 신타 남자라는 단어가 있기에 여자라는 단어가 있고 우리가 아는 건 남자와 여자라는 단어일 뿐으로 남자가 있어 자신이 여자라는 걸 아는 게 아니다 우리는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며 이름할 수 없는 빛으로 다만 존재할 뿐 마찬가지로 당신과 나는 사람이 아니다 고로 우리의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고? 그러면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이 아니라면 도대체? 호랑이나 사자라는 이름처럼 사람이라는 건 동물의 이름일 뿐 사람이라는 이름이 우리인 건 아니며 사랑이라는 무형의 빛이자 없음이라는 있음이기도 한 있을 수밖에 없는 없음이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형체를 사람의 꼴로 선택했을지라도 형체가 곧 생명일 수는 없는 일 원숭이가 아닌 사람의..

詩-깨달음 2022.02.03

서로가 원하는 때

서로가 원하는 때 / 신타 설 연휴 마지막 날 우리는 헤어져야만 했다 생활권이 다르므로 일터가 서로 다르므로 4박 5일간의 긴 연휴 영육 간에 하나가 되었다 머리를 맞대고 쓴 시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이윽고 나는 고속 터미널로 너는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돌아서는 순간 잊는 나와 혼자 남는 게 못내 아쉬운 너 지금은 평행선 따라가지만 저 멀리 보이는 곳처럼 하나 되어 만날 날 있으리라 서로가 원하고 때가 된다면

신작 詩 2022.02.02

서어나무 숲

서어나무 숲 / 신타 서어나무 숲 가보지 못한 채 지난해엔 가을이 지나갔어요 지금은 눈 내리는 겨울 새삼 서어나무 숲 가을을 건너뛰었다는 기억이 아쉬움으로 다가오네요 남원 운봉에 있는 행정마을 어쩌다 마주친 이름도 생소했던 서어나무 앞으론 서어나무 숲에서의 노란 전시회와 잎들의 합창 함께하는 삶으로 살고 싶어요 어차피 윤회하는 계절 하얀 겨울에도 파란 봄 여름에도 서어나무 숲 가을로 물든 낙엽처럼 내려놓은 채 내맡기는 삶으로 살고 싶어요

신작 詩 2022.02.02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 內面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 內面 / 신타 큰 것 앞에서 작아지지 말자 작은 것 앞에서 커지는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 앞에선 먼지보다 작은 먼지에 비하면 우주처럼 큰 크기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는 무 無이기에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이며 비교할 수 없는 크기를 가진 유형·무형의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을 창조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창조자이다 내면이란 내 몸 안에 있거나 시공간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무형도 아닌 시공간도 없는 무 無 즉 아무것도 없음이다 나는 외형이 아닌 내면이며 고로 외형의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라는 외형이 아니라 시공도 없이 존재하는 얼굴 누구라도 상상을 할 수 없는 없지만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내 안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이다

詩-깨달음 2022.01.28

실체와 허상

실체와 허상 우리는 자기 신체의 오감을 통해서 지각되는 대상이 실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을 실체라고 믿기도 하는데 이는 착각일 뿐입니다. 오감의 대상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자, 실체가 아니라 잠시 동안 실존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결국에는 사라져버리는 허상 또는 환영일 뿐이죠. 그리고 정말로 변하지 않고 영원히 실재하는 실체는 바로, 무 無 또는 텅 빈 침묵인 나 (또는 참나)입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유 有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 無가 존재해야 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모든 것이 유형의 바탕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착각입니다. 지구와 태양 등 우주를 생각해본다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단단한 땅 즉 지구가..

꽃길

꽃길 / 김신타꽃길만 걸으세요라는 이모티콘이 왔다우리 삶이 곧 꽃길이다단 꽃길로 느껴질 때가 있고가시밭길로 느껴질 때가 있을 뿐가시밭길이 꽃길이 되게끔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꽃길로 느낄 수 있게끔내면을 바꾸는 것이다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면서희망에 찬 추구 끝에 어쩌다가포기를 하고 절망을 느낄 때절망마저 포기하는 용기다내면을 바꾸는 일이란가시밭길에서 도망치거나꽃길만을 찾으려 애쓰지 않으며절망조차 내려놓을 때밝은 빛 되어 다가오리라내 앞에 있는 모든 길헤쳐나갈 수 있는 힘과 함께

詩-깨달음 2022.01.27

아상 我相이 환상이다

아상 我相이 환상이다 / 김신타머물러 있었다한여름 땡볕에도한겨울 눈보라에도언제나 서 있는 자리천년 주목은 몸과 함께멈추어 있었다그늘진 자리 따라찬바람 피할 곳 찾아언제나 움직이기는 해도백 년을 사는 사람의 마음은서 있는 주목은천년을 머물지라도아상이 씻긴 모습인데온산을 돌아다니는 나는마음에만 멈추어 있는 바람마음에서 벗어나 보자오래된 아상이 환상이다환상에서 멈추어 서지 말자영원한 삶은 보이는 몸이 아닌바람과 함께하는 보이지 않는 나내가 없으면 세상이무슨 소용이냐는 생각,나란 내 몸뚱이가 아님을나란 없을 수 없는 존재임을제대로 깨닫지 못한 까닭일 뿐몸으로부터 벗어나 보자마음으로부터 벗어나 보자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시공도 없는 텅 빈 침묵 거기에영원한 내가 있음을 깨달아 보자

詩-깨달음 2022.01.26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 / 신타 참아야만 하는 줄 알았고 견뎌야만 하는 줄 알았다 애를 써야만 되는 줄 알았으며 그러다 지쳐 포기하고야 말았다 사람도 아닌 사람의 잘못도 아닌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나를 서운케 하고 화나게 했던 사람에 대한 용서를 생각하다가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가 뜬금없이 떠올랐다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가난을 마음 깊이 용서하리라 수많은 명의 살아있을지라도 몸과 마음의 고통 용서하리라 아니 내가 용서를 빌리라 그들의 모습 애써 멀리하고 부자와 행복의 꽁무니만 쫓던 내가 먼저 용서를 구하리라 나 자신과 타인의 실수와 잘못을 용서하듯 가난한 고통과 고통의 홍수 모두를 용서하고 사랑하리라

신작 詩 2022.01.25

벙어리장갑

벙어리장갑 / 신타 스마트폰에 메모하기 위하여 장갑 벗은 채 메모를 했더니 겨울 날씨에 손이 시렸으나 장갑 다시 끼자 괜찮아졌다 신은 인간에게 능력을 주었고 인간은 장갑을 창조하였으니 인간의 능력이 신의 능력이자 또한 우주에 가득한 에너지다 신은 비상한 능력을 갖췄으며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게 아니라 신의 능력 안에서 인간의 능력 신과 똑같이 발현되는 것이다

신작 詩 2022.01.24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 신타 그런데 불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평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한쪽만이 아닌 둘 다가 지금껏 나를 살려왔을까요 그래요 불안만을 믿지도 않고 평안만을 바라지도 않는 이제부터라도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할 거예요 생활 때문에 일을 하고 건강 때문에 운동을 하는 불안은 불안해서 좋고 평안은 평안해서 좋은 그런 사람이 될래요 불안에 대한 믿음과 평안에 대한 소망이 아닌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하는 삶이 될래요 나 이제부터라도

詩-깨달음 202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