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 김신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쓴 소설을 읽다가 문득 고개 들어보니 창문 밖은 안개가 뿌연 아침이었다. 하긴 평소대로라면 초저녁이었을 저녁 9시쯤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잠자리에 누웠다가 밤 열두 시쯤 다시 일어났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학생 때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소설도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었으나, 쉰 살쯤인가부터는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부터 도무지 재미가 없고 싫증이 나서 더 이상 페이지를 넘기지 못해 소설 읽기를 포기하곤 했다. 그랬던 나였는데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를 e북으로 구입해 읽느라 창밖에 아침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주인공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의 남편과 형부 그리고 언니의 시점에서 각각 쓰인,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