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420

데이트

데이트 / 김신타"오랜만에 도봉산에 사는호랑이나 만나러 가야겠다."는수락산 자락에 사는 여친의 카톡에"수락산도 아니고 도봉산까지?누굴까?" 하고 답장하니 아침 시간노인 일자리에서 같이 일하는 남자란다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문득데이트 방해하고픈 생각에여친에게 전화를 했다마침 일요일이라서 사람들이엄청나게 많다는 소식과 함께순두부가 맛있다는 얘기 들으며호랑이한테 물려 죽지 않고아직 살아 있느냐고 농담하니옆에 있는 사람 바꿔줄까 한다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 쳤다내 여친을 놀리고자 함이지이빨 빠진 호랑이를 내가 왜?세월이 흘러 아무런 허물이 없는내가 사랑하는 여친과 데이트하는낯 모르는 행운의 남자를 내가 왜?

신작 詩 2025.05.25

합장

합장 / 김신타그와 얼굴 마주하고 서서두 손 모을 수 있음에 나는기쁜 마음이 될 수 있겠다이삼 년 지구를 휩쓸고 간코로나 시대 이후인 지금굳이 악수가 아니라 해도반갑고도 기쁜 마음으로우리가 얼굴 마주하면서합장으로 인사를 나누는오월의 마지막 밤을 보낼모처럼 그를 만날 수 있는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반갑고도 기쁜 마음으로우리가 얼굴 마주하면서합장으로 인사를 나누는

신작 詩 2025.05.25

호주머니

호주머니 / 김신타 생각 없이 집을 나서며손 또한 어디로 갈지 모를 때바지 호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는다손도 사라지고 나도 사라진길을 걸으며 떠오르는 생각 속에조용히 잠기며 지나는 삶의 한 모퉁이내 안에서 떠오르지만내가 아닌 나에게서 솟아나는어쩌면 내가 아닌 그가 곧 나일 수 있는나와 남이 없는하나가 되는 길 가고자오늘도 내가 없는 길을 걷는다

신작 詩 2025.05.20

사랑의 밀도

사랑의 밀도 / 김신타모두를 사랑하지만사랑의 밀도가 다르다는생각이 문득 들었다사랑도 감정이기에감정의 밀도가 다르다는느낌도 함께 말이다사랑이란 비교할 수 없는누구를 더 사랑하느냐가 아닌모두를 사랑하는 가운데그와의 사랑이 닫혔을 때내가 받게 될 마음의 상처가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사랑이란 보이지 않는공중을 스치는 바람과도 같은알 수 없는 영원함이기에

신작 詩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