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흐리고 비가 올 때까지 날이 흐리고 비가 올 때까지 김석기 한 달여 만에 어제 하루 비가 내렸다 내일도 비가 내릴까? 나는 불안해진다 늘 비 오는 날이었던 것처럼 오늘은 다시 맑은 날이다 내일이면 잊으리라 어제는 비가 내렸고 우산이 불안에 젖었던 기억과 지금 날씨가 맑은지조차도 불안이 개면 고마움도 .. 발표작 (詩, 수필) 2014.03.08
사랑의 목발 사랑의 목발 김석기 내가 진정 당신을 사랑한다면, 나 말고 다른 이를 사랑한다 해도 내가 어찌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며 당신이 사랑하는 이를 내가 어찌 사랑하지 못할 것인가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우리가 다른 사랑을 사랑하는 게 무슨 상관이랴 아니 또.. 발표작 (詩, 수필) 2013.06.20
생명 3 생명 3 김석기 죽음이란 생명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생명을 담고 있던 그릇이거나 생명을 감싸고 있던 옷이 닳는 것임을 안다면 지금처럼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는 않으리라 살갗에서 각질이 떨어져 나간다고 노폐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누가 슬퍼한단 말인가 과일의 씨앗.. 발표작 (詩, 수필) 2013.05.10
악보엔 마침표가 없다 악보엔 마침표가 없다 김석기 밀물은 썰물의 메아리 바다엔 뚜껑이 없기에 메아리 따라 파도가 밀려온다 밤은 낮의 그림자 우주엔 어둠이 없으며 그림자가 드리운 것일 뿐 죽음은 삶의 쉼표 악보엔 마침표가 없나니 쉼표 속에 잠시 머무는 순간에 지나지 않으며 삶은 영원한 정반합 마디.. 발표작 (詩, 수필) 2013.03.22
양덕시장에서 양덕시장에서 김석기 좁다란 시장 골목 저편 끝이 아득하다 들고나는 군데군데 세워진 차량, 혈관 속의 고정관념처럼 생각 속의 혈전 덩어리처럼 몇 발짝만 벗어나면 8차선 도로가 시끄러워도 백 년 후인 지금이나 백 년 전이나 생각은 여전히 뇌경색을 앓고 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을 추.. 발표작 (詩, 수필) 2013.03.22
가지 않은 길은 없다 가지 않은 길은 없다 김석기 - 지금 여기에서 끝을 맺음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움튼다 - 길에서 갈라진 길과 길이 하나로 통하고 삶에서 나눠진 삶과 삶이 하나로 이어진다 내가 가지 않은 길은 없는 길이다 언제라도 지금이며 오늘이 삶이면 내일도 삶이다 가지 않은 길은 없다 가지 않.. 발표작 (詩, 수필) 2013.01.21
골목길 골목길 김석기 골목길 돌아서면 또 골목길 햇살처럼 비치는 낡은 사진 골목길 돌아서면 또 골목길 배내옷처럼 작아진 엄마 품 골목길 돌아서면 또 골목길 저녁 연기처럼 따뜻한 가난 - 2013년 7월호 월간 <문학바탕> 발표작 (詩, 수필) 2012.10.27
지리산 자락에서 지리산 자락에서 ㅡ함양 마천고을 홍주가ㅡ 김석기 오래간만에 아침 햇살 얹어 밥 먹어봅니다 지리산 계곡 따라 듣는 물소리 마시면서요 동으로 난 창가 유리처럼 맑은 인연입니다 창밖에 가을 풍경 산처럼 붉게 익어가네요 (민들레 문학회 - 홀씨 13집 발표) 발표작 (詩, 수필) 2012.10.08
노란 노란 김석기 익어가는 것들의 마음은 은행잎처럼 노란 옷이다. 익어갈수록 모과처럼 눈물의 색 진득진득하며 짙어지는 갈대밭 사이사이 노란 바람이 꽃처럼 흔들린다. (민들레 문학회 - 홀씨 13집 발표) 발표작 (詩, 수필) 2012.09.23
내가 우는 건 우는 것도 아니다 내가 우는 건 우는 것도 아니다 / 김신타 인터넷 '뉴스타파'를 통해서 본 인혁당 사법 살인 기록 영상, 내 눈물은 눈물도 아니다 내가 우는 건 우는 것도 아니다 죽을래야 죽을 수도 없었던 억울한 죽음,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억울해서 죽을 수도 없었던 죽음보다 고난한 세월 죽은 님은 말이 없지만 죽인 자도 말이 없지만 산 자의 아픔은 누가 짊어지고 가야 한단 말인가? 우리 모두 죽은 님 되고 우리 모두 죽인 자 되어 눈물을 눈물로 씻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민들레 문학회 - 홀씨 13집 발표) 발표작 (詩, 수필) 201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