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개 論介 / 변영로 논 개 論介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 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情)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娥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속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 내가 좋아하는 시 2005.06.09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접시꽃 당신 / 도종환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 내가 좋아하는 시 2005.06.09
존재의 기적 존재의 기적 어둠이 가득한 밤이나 햇살에 눈 부신 낮이나 모두가 똑같을 뿐이다. 기적의 존재인 빛과 어둠 속에 우리는 태어나 살고 있으며 기적의 존재인 우리의 마음은 믿음의 신을 향하여 기도한다. 이 모든 존재의 기적 앞에 우리는 누구든지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자란 .. 詩-깨달음 2005.06.09
윤리와 불륜 윤리와 불륜 / 김신타 윤리가 상큼한 사과 같은 사랑이라면 불륜은 농익은 홍시 같은 사랑이리라. 윤리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수단에 불과할 뿐 결코 목적이 될 수는 없으며 진리 내지 정의라는 생각은 더더욱 가당치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윤리는 창칼이 되어 겨누고 불륜은 방패 뒤에 숨어있다. 수단이 다를 뿐 다 같이 사랑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에도 2005년 7월 월간 창간호 발표작 (詩, 수필) 2005.06.09
버스정류장 휴지통 버스정류장 휴지통 쓰레기 종량제 이후 실종된 길거리 휴지통 늦게 배운 담배, 꽁초 버릴 곳이 없다 차마 길에 버리지 못하고 손에 쥐고 있는 종이조각 놔둘 곳이 없다 어쩌다 버스 타려고 정류장에 가면 그곳에 은빛 휴지통 늘 웃음 띤 얼굴이다 담배꽁초 하나 휴지조각 하나라도 길거리에 버리지 않.. 詩-그리고 또 2005.06.08
[스크랩] 선글라스 멋으로만 쓰지 마세요 선글라스 멋으로만 쓰지 마세요 자외선 차단 렌즈인지 확인을 햇빛 강한 해변에선 녹색 렌즈 좋아 '선글라스는 패션이 아니다?' 선글라스가 탄생한 해는 1936년. 미국 육군항공단은 존 매클레디 중위가 대서양을 횡단하고 심한 두통과 구토증을 호소하자 조종사를 위한 보안경 제작을 바슈롬사에 의뢰.. 휴식 2005.06.07
그대는 죽음의 순간이 두려운가? 그대는 죽음의 순간이 두려운가? 죽음의 순간이 두려운 그대여! 어찌 태어남은 두렵지 않은가? 태어남은 이미 지난 일이고 죽음은 앞으로 닥칠 일이기에 그렇단 말인가? 그러나 '태어나 살고 있음'을 그대가 자각(自覺)한다면 태어남 뒤의 세계인 삶도, 죽음 뒤의 세계 못지않게 두려운 것임을 알 수 있.. 삶과 믿음의 세계 2005.06.07
등 불 등 불 살아간다 함은 잊고 지내는 것입니까? 즐거움에 웃고 슬픔에 눈물지으며 많은 시간엔 굳은 표정으로 얼굴을 향해 뱉는 침에 분노하고 두 손에 더 많은 지폐를 쥐기 위해 다투는, 필요에 의해 사랑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까? 살아간다 함은 깨어있는 것입니까? 즐거움에 고개 돌리고.. 詩-깨달음 2005.06.06
폭풍 뒤의 아침 폭풍 뒤의 아침 자란 김석기 사랑은 한 줄기 강렬한 소나기 되어 건반 두드리듯 때론 소용돌이치듯 마음의 샘물에 떨어져 꽂히면 입술은 환희의 순간에 천둥소리와 입맞추고 두 팔은 허공을 힘껏 끌어안으며 등줄기는 비 오듯 땀에 젖은 채 온몸은 구름 위에 피어올라 폭풍처럼 요동친다오 어둠이 깊.. 詩-사랑의 느낌 2005.06.05
반가운 것들 반가운 것들 작게 구겨진 껌종이 버릴 곳 찾다가 눈에 띈 '나는 오래전부터 여기에 늘 있어요.'라고 말하는 휴지통 혹 내가 오기도 전에 이미 지나가버리지는 않았나 하고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때 저만치서 다가오는, 일터에 시간 맞춰 출근하기 위하여 타게 되는 버스 추워진 가을 아침, 출근한 .. 詩-그리고 또 200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