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밑에서 나무 밑에서 비 그치고 난 뒤 가로수 밑에 세워둔 자동차에 손에 든 꾸러미를 싣고 있자니 갑자기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놀라 고개 들어보니 비에 젖어 촉촉하게 빛나는 아스팔트 길 접어든 우산을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들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나뭇가지 등 거리의 풍경은 여전히 잔잔한.. 詩-그리고 또 2005.07.10
윤보영님의 시 모음 ● 커 피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군요 아 -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 나무 한 그루 내 눈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주세요 나무가 자라면 그 아래서 쉬고 있는 그대를 늘 볼 수 있게. ● 비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 등나무 넝쿨 아래 2005.07.09
[스크랩] 새벽 편지 늦은 후회 평생을 일그러진 얼굴로 숨어 살다시피 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심한 화상을 입어 자식들을 돌볼 수가 없어 고아원에 맡겨 놓고 시골의 외딴집에서 홀로 살았습니다. 한편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자식들은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랐습니다. 어느 .. 우리가 사는 모습 2005.07.09
[스크랩] 예술가의 방 고호 < 고호의 방> 고호를 좋아하는 난 다른 것도 좋지만 이 그림이 좋아요 이 그림은 분명 고호의 방인데... 그 좁은 침대에 있는 두개의 베개가 많은 것을 가슴에 안겨줘요 너무 외로워서 그랬겠죠 위안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창문이 닫혔어요 세상에 대해 닫혔겠죠 그래도 날 위로하는 것은 .. 등나무 넝쿨 아래 2005.07.07
7월 첫날의 장마비 7월 첫날의 장마비 오늘 아침엔 멀리서 고양이처럼 가르릉거리던 천둥소리가 갑자기 발톱을 세워 눈을 할퀼 듯 귓가에서 비명을 지른다. 바로 옆에서 툭 떨어지는 천둥소리에 놀란 마음을 가다듬으며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생각하다가 볼일이 있어 우산 들고 시내로 나오니 악을 쓰며 소리쳐도 듣지 .. 詩-그리고 또 2005.07.01
새로 만든 화단 새로 만든 화단 엊그제 옮겨 심은 목련 단풍 동백 그리고 화단 주위에 둘러쳐진 관목들 때맞춰 내린 유월의 장마비에 덮인 흙이 촉촉하다. 이들도 무엇인가 운명을 타고났으며 이 세상에 태어나 어쩌다 이곳으로 옮겨졌다 해도 어디에서든 때가 되면 목련은 청초한 봄을 피워내고 단풍은 가을을 붉게 .. 詩-그리고 또 2005.07.01
염라대왕 염라대왕 염라대왕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죄지은 영혼(靈魂)의 변명을 매일같이 들어야 하며 수많은 영혼의 아우성을 한시도 쉬지 못하고 들어야 하는가? 그는 왜 그 좋다는 천국에서 살지 못하고 살려달라며 지옥의 문 앞에서 발버둥치는 영혼을 심판해야 하는가? 그가 뭇 인간 영혼의 울부짖음에.. 삶과 믿음의 세계 2005.06.28
마음과 생각의 크기 마음과 생각의 크기 어느 날, 몸 지체(肢體)들이 비상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코가 일어나 말했습니다. "여러분!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에 우리 중에 혼자 놀고먹는 못된 백수가 한 놈 있습니다. 바로 저하고 제일 가까이 사는 입이라는 놈인데, 그 입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혼자 다하.. 우리가 사는 모습 2005.06.28
무욕 (無慾) 무욕 (無慾) 평범한 사람들에게 욕심을 버리고 무욕의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이들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큰 욕심을 갖고 살아간다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는 능력을 가지려고 애쓰거나 인간의 숙명을 벗어난 삶을 살고자 기구(祈求) 하는 마음이 돈 한 푼 더 벌려고 악착같이.. 삶과 믿음의 세계 2005.06.26
산삼 (山蔘) 산삼 (山蔘) 인적없는 산중에 자연스레 떨어진 몸 그늘지고 낙엽에 덮여 뿌리를 내리며 세월이 흘러 안으로 생명의 물이 고이고 때가 이르매 물이 생명을 살리게 되리라 땅의 온기와 하늘의 서기가 모이고 몸의 기운과 마음이 하나로 흐르니 해와 달이 번갈아 비추고 지나가며 비와 바람이 자리를 정.. 詩-그리고 또 200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