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모습

[스크랩]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합니다. 스님께 물었더니...

신타나몽해 2009. 3. 11. 16:20

한주간 평안히 지내셨는지요? 저는 별로 편치 않았습니다. 왜냐면 몇 달만에 저를 본 주인집 아저씨께서 "어? 애기 엄마, 얼굴 좋아졌네? 살쩠지?" 하는 겁니다. 기가 막히죠. 그 아저씨는 분명히 연애를 안해보셨음에 틀림없습니다. 절대 연애를 해보신 분이라면 '살쪘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여자한테 하시진 않겠죠^^

 

오늘 법문은 연애에 관한 이야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쯤 연애를 해보셨겠죠. 아니면 현재 진행중일 수도 있고, 어쩌면 열렬한 연애끝에 결혼하신 분도 계실테지요. 저도 연애를 해서 여러 남자를 뿌리치고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고르고 골라서 한 결혼이라고 저는 주장합니다만 남들은 절대 안 믿습니다^^ 아래 질문하신 여자분처럼 저도 부모님께서 처음에 무척 반대를 하셨습니다.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 어땠을까? 스님 법문 듣고 말씀드리죠^^

 

여러 해 동안 만나온 남자가 있습니다. 남자 나이가 많다고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몰래 만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어찌 보면 내가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의 반대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떻게든 시간이 좀 지나면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법륜스님 답변


나이가 열 살 차이 나도 되고, 스무 살 차이 나도 되고, 서른 살 차이 나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이 차이가 크면 나중에 나이 차이로 인해서 갈등이 생긴다는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만약 여자가 서른이고 남자가 쉰이라면, 지금은 괜찮아요. 서른 살이고 쉰일 때는 큰 차이를 못 느껴요 그런데 여자가 마흔이 되고 남자가 예순이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여자가 쉰이고 남자가 일흔 살이 되면 이제 문제가 많아집니다. 우선, 그걸 아셔야 해요 그런데 수행을 하면서 수행자로 생활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활 방식으로 살아갈 때는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다음으로, 어른들이 반대를 할 때는 이유 없이 괜히 반대하는 게 아니에요. 인생을 오래 살아 보고 난 경험에 근거해서 반대하는 경우가 있고, 관습적으로 반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습적으로 반대하는 경우는 세월이 흐르면 관습이 바뀌니까 괜찮은데 어른들의 오랜 인생 경험에 의해서 반대를 할 때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 지금은 부모님의 반대를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이기면 안 됩니다. 자식이 부모를 이기면 어떡해요? 이건 내 생각을 관철시키겠다는 뜻 아닙니까? 반면에 내 맘대로 하겠다고 생각하면 부모님 승낙 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부모님께 결혼식 비용을 지원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결혼 후에 부모 도움을 얻을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 승낙없이 결혼해도 된다. 그러나...

 

나이가 스무 살 넘었으면, “부모님, 제 인생은 제가 살겠습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부모가 당장은 기분이 나쁘겠지만 안심합니다. 그런데 자기 멋대로 결혼을 하면서 부모한테 승낙도 하고 돈도 내놔라 하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돈을 준 사람은 돈 준 대가로 권리를 가지려고 합니다. 돈을 준다고 해서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도 문제지만 돈을 주는 사람에게도 권리가 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근데 선택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부모한테 돈도 내놔라, 결혼식도 올려 달라, 승낙도 해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내가 내 돈 내서 결혼식 치르고 내가 다 책임지고 해도, 부모 뜻을 존중해야 해요. 그런데 부모한테 다 얻어서 하려 하면서 부모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부모자식을 떠나서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0세가 넘으면 성인이죠? 성인은 인생에 대한 선택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동의나 승낙을 얻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예의로 부모의 동의를 얻어서 하면 더 좋고 부모하고 뜻이 안 맞으면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됩니다. 대신 어떤 지원도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원해 주는 것은 부모의 자유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털끝만큼이라도 섭섭한 생각을 갖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의 승낙이 필요하고 부모의 재정적인 지원을 어느 정도 얻어야 되겠다 생각하면, 돈 내는 사람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부모자식을 떠나서도 이게 세상 이치예요.

 

                                            <질문에 답해주시는 법륜스님>

 

사랑과 효도, 둘 다 지키겠는 건 욕심이다.

 

이 질문 하신 분은 부모님이 반대를 하셔도 자기 뜻대로 하고 싶다는 것인데 하고 싶으면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부모님께 기대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부모님을 이기려고 해요. 부모한테 이겨서 뭐 하려고 그래요? 이기려고 하면 안돼요. 이기겠다는 생각도 하면 안됩니다. 저도 출가할 때 부모님이 모두 반대했어요. 그래도 저는 이 길 왔잖아요? 다만 자기 뜻대로 하려면 다른 어떤 것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냥 머리 깎고 중 되듯이 집을 떠나 버리듯이 그렇게 나오든지 그렇지 않으면 부모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사랑을 지키려니 불효가 되고, 효도하려니 사랑을 잃는다는 이건 문제가 아니에요 그건 공연한 핑계예요. 두 가지를 다 채우려고 하는 욕심이고 핑계지요. 그 사람이 좋으면 딴 기득권을 다 포기해야 해요. 사랑을 위해서 왕위도 포기하는데, 부모 유산 받고 부모 동의 받는 것 정도는 깨끗이 포기해야지요. 그렇지 않고 부모 덕을 조금 보려면 부모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예요.

 

여자들은 나이 많은 남자하고 있으면 젊은 또래와 같이 있는 것보다 편합니다. 아무래도 나이든 사람은 오냐 오냐 하면서 다 수용해주니 아주 편해요. 또 나이가 많으면 또래보다 경제적으로 안정 되어 있지요.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은 그런 장점이 있는 반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 장점만큼 반드시 다음에 단점이 나타납니다. 그걸 아셔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절대 공짜가 없어요. 인연과보가 반드시 따릅니다. 

 

내가 가난한데 부자하고 결혼하면, 혹은 나보다 학벌이 월등하게 높고 경제력이 월등하게 높은 남자랑 결혼하면 사실은 죽을 때까지 종살이를 각오해야 합니다. 그 돈 좀 얻어서 폼 잡고 좋은 곳에 사는 대신에 남편한테 기죽어서 살아야 해요. 그런데 아내가 돈 벌어서 남편한테 줘 가면서 살면, 남자가 돈도 못 번다고 불평하지만 가만히 보면 제 맘대로 큰소리 치고 삽니다. 다 장단점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하고 살든 다 괜찮아요. 그런데 각자 인생의 목표가 있죠. 어느 것을 얻고 어느 것을 포기할거냐를 정해야 해요. ‘그래, 종살이 좀 하면 어때, 나는 잘 먹고 잘사는 게 좋다’ 하면 그렇게 살고, ‘천금을 줘도 종살이는 싫다, 내가 대장하고 싶다.’ 할 때는 선택을 달리 해야 해요. 그럴 땐 예를 들어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열 살 어린 남자와 결혼해야 합니다. 동생처럼 달래가며 돈도 내가 내고 큰소리 빵빵 치고 살 수 있죠. 하지만 큰소리 친 대가로 나중에 늙으면 고생은 좀 합니다.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과보가 따른다. 

 

큰소리치면 늘 고생하게 돼 있어요. 남자가 권위적이어서 잘난 맛에 아내한테도 큰소리치고 살면 늙어서 반드시 고생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자들은 나이가 육십이 되어도 설거지도 하고 애기도 보고 방도 닦고 이렇게 할 일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든지 가서 살 수가 있어요. 그런데 남자는 회사 다니면서 돈 벌어 온다고 늘 큰소리치고, 밥도 해 주는 것 먹고, 청소도 남이 다 해 주고 옷도 빨아 주는 것 입으며 살았는데, 은퇴하고 나면 돈이 없잖아요 돈도 못 벌면서 목에 힘주면 부인도 싫어합니다. 부인이 돌아가고 남자 혼자 남으면 자식에게도 괄시 받습니다. 돈이 아주 많아서 돈으로 세상을 부리지 않는 이상 모두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는 칠십이 되어도 집에 있으면 손자도 보고 방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집도 지키는데 시아버지는 칠십, 팔십 되서 혼자 앉아 있으면 며느리가 밥해서 갖다 줘야지 방청소도 해 줘야지 이불도 개 줘야지 누가 좋아하겠어요? 아무도 안 모시려고 하지요.

 

남자가 여자보다 수명이 한 10년 가까이 짧죠? 이게 육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 후에 오는 좌절감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은퇴하면 남자는 급격하게 늙어갑니다. 자기 존재가 쓸모가 없어지거든요. 빗자루를 쓰다가 더 이상 쓰지 못하면 빗자루 명이 다했다고 하잖아요. 이렇게 쓸모가 끝난 게 죽음이에요. 남자들은 쓸모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명이 아주 급속도로 짧아져 버려요. 반면 농촌에서 농사짓는 할아버지는 오래 살지요. 그리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오래 살아요. 팔십, 구십이 되어도 일거리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쓸모가 있으면 생명이 유지되고 쓸모가 없으면 죽는 게 자연의 원리예요.

   

이 질문을 하신 분은 결혼하실 때 두 가지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부부의 나이 차이에 대한 생각은 문화적이고 관습적인 것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나이가 비슷하거나 연령 차이가 적은 사람들이 결혼해온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날 때는 그만큼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결혼해야 합니다. 둘째, 부모 허락을 받지 않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끊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욕해도 ‘죄송합니다.’ 해야지, ‘뭐 하나도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욕을 왜 해요.’ 하고 대드는 마음을 먹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부모의 지원을 조금 받으려 하거나 부모의 승낙이나 축복을 받으려면 부모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막연히 ‘시간이 지나면 부모가 승낙해 주겠지.’ 그래서 ‘내가 이길 거야.’ 하는 태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부모를 이겨서는 안 됩니다. 부모님께 마음을 숙여야 합니다. 

 

이거 완전  제 이야깁니다.  저도 남편과  나이 차이가 8살 나거든요,  부모님이 그때  엄청 반대했는데  저는 도무지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나이  많은 게  뭐가 문제며, 가난한 게 뭐가  문제고, 시누이  많은 게 무슨 문제냐고  따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결혼에 성공했잖습니까 . 행복하냐구요? 참  행복하지요. 이렇게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스님께서 나이  많은 사람이랑  결혼하면 오냐,  오냐 받아주신다고  했는데 그건 사람 나름입니다. 오히려  제 남편은 제게 나이도 어린 게  까분다고 구박합니다^^. 제가  그 고난과  역경을 다 극복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는  거 아닙니까. 어쩌면 제가 스님보다 더  빨리 성불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 . 내 부모님이  참 힘드셨겠구나 . 끝까지 내  멋대로 하겠다는  딸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괴로웠겠나.' 싶어 참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허락을 받아서  부모 도움도  받고 싶고,  내 뜻대로  하고도 싶었던  것이 내 욕심이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도움을  받으려면 부모님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이 절절히 와 닿습니다. 이 법문은 제 딸들에게  꼭 들려줘야겠습니다 ^^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이 분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게  좋을까요?   

  

 

그리고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법륜스님께서 3월 25일. 양천문화회관에서 직접 법문을 하신다고 합니다. 이 법회는 스님께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직접 묻고, 바로 답해주는 즉문즉설입니다. 혹시 잘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거나, 스님의 법문을 직접 듣고자 하시는 분은 꼭 오시면 좋겠습니다. 글로 읽는 것보다 스님의 법문을 직접 들어 보시면 감동이 아주 새롭습니다.  참고로 스님 법문은 무척 재밌습니다.

 

법륜스님의 행복강좌 즉문즉설(卽問卽說) 직강입니다.

 

"세상이 힘들어도 행복하세요 "

 

돈이 없고, 일자리도 없어요!

자식때문에 속상하고 괴로워요!

가족간의 갈등으로 불편해요!

마음이 슬프고 우울해요!

 

이런 분들을 위해 법륜스님의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명쾌한 강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일시 : 2009년 3월 25(수) 오전 10시.

장소 : 양천 문화 회관 대극장(양천구 신정동 322번지)

문의 : 정토회 587-8993

 

http://www.jungto.org/training/training7.html?sm=v&p_no=47&b_no=39932&page=1 

 

법륜스님 : 수행공동체 정토회 지도 법사. 2002년 라몬 막사이사이상(평화와 국제이해부문)수상, 저서로 '답답하면 물어라', '마음이 불편해요', '금강경 이야기', '반야심경 이야기' 외 다수

 

출처 :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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