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속에 빛나는 별 / 임보
시를 찾는다
시인을 찾는다
거만하고
서럽고
멍청한
그런 시 그런 시인을
묵은 잡지의 퇴색한 활자 속에서
혹은 서점의 먼지 낀 서가 한 구석에서
숨도 못 쉬고 억눌려 고꾸라져 있는 그를
문득 만나면
잃어버린 혈육을 다시 찾은 듯 전율을 느낀다
그런 날 밤이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를 안고
술을 마신다
그가 설령 천리 밖에 살지라도
그가 설령 이 세상을 이미 등졌을지라도
우리는 함께다
내 술잔 속에 빛나는 별
그는 그렇게 내게 와서
나를 삼키고 간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메모 :
'내가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행복_나태주 (0) | 2011.05.03 |
---|---|
[스크랩] 풀꽃_나태주 (0) | 2011.05.03 |
[스크랩] 2008무등일보 신춘 시 당선작 (0) | 2010.06.30 |
[스크랩] 후회 / 피천득 (0) | 2009.01.26 |
홀로서기 / 서정윤 (0) | 2009.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