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

[스크랩] 술잔 속에 빛나는 별 / 임보

신타나 2010. 11. 2. 16:05

 

 

 

 

술잔 속에 빛나는 별 / 임보 

 

 

시를 찾는다

시인을 찾는다

거만하고

서럽고

멍청한

그런 시 그런 시인을

 

묵은 잡지의 퇴색한 활자 속에서

혹은 서점의 먼지 낀 서가 한 구석에서

숨도 못 쉬고 억눌려 고꾸라져 있는 그를

문득 만나면

잃어버린 혈육을 다시 찾은 듯 전율을 느낀다

 

그런 날 밤이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를 안고

술을 마신다

그가 설령 천리 밖에 살지라도

그가 설령 이 세상을 이미 등졌을지라도

우리는 함께다

 

내 술잔 속에 빛나는 별

그는 그렇게 내게 와서

나를 삼키고 간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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