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하늘
김석기
지금은 내가
그대 앞에서 부끄럽지만
그대 두고 떠날 때는 결코
부끄럽지 않은 영혼입니다
몸과 함께할 때 부끄러워도
영혼과 함께하는 나
무엇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한편 생각하면 창피해도
나 부끄럽지 않은 삶 살아갑니다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하다면 내 생각 고치려고 애쓰지만
정이나 안 되면 차라리
삶의 방편을 바꾸고자 합니다
그런대로 살아가 집디다
옆을 돌아보면
사는 게 초라하지만
영혼을 알게 된 마음은
무엇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눈물처럼 소나기 쏟아지면
하늘은 더욱 앳된 모습이며
우리는 모두 하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