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에 대하여 / 김신타
깨달음도 없고
깨달은 사람도 없는 게 아니라
깨달음이 있고 깨닫지 못함이 있으며
깨달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깨달아 가는 사람이 있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 함은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깨달은 사람이고
모르는 사람은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깨달음이란
상대적이지 않은 절대적인 무엇이다
남보다 더 많이 깨닫거나
남과는 다른 무엇을 깨닫는 게 아니라
모두가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일 뿐이다
고로 깨달음이 있고
깨달은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깨달음을 향해 가는 것이며
깨달은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아는 것인 깨달음이란
상대적이 아닌 절대적인 무엇이기에
자신을 깨닫는 것에 있어서
나와 남이 있을 수 없으며
스승과 제자가 있을 수 없다
앞서가는 사람이 있고
뒤에 가는 사람이 있지만
모두가 하나이며
스승인 동시에 제자이기 때문이다
깨달음에 있어서
나와 남이 있는 게 아니라
나라는 하나가 있을 뿐이며
하나인 나를 깨닫는 것일 뿐이다
나와, 다른 내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찾는 것은
모두가 같은 나이다
하나의 나를
각자가 서 있는 곳에서
찾아 들어가는 것일 뿐이다
고로 지금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먼 훗날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만나리라
하나가 되어
하나가 된 기쁨에 겨워하리라
저마다 선 자리에서
하나가 된 기쁨으로 충만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