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 세상 / 김신타
바로 코 앞에 닥친 일을
멀리서 바라볼 때처럼 대할 수 있을까
스쳐 지나가면서 보이는 풍경
멈추어 서 있을 때에도 똑같이 보일까
너무나도 멀리 있는 듯한 당신
내 안에 있음을 나는 믿을 수 있을까
시각과 청각 등 오감이 없다면
세상도 현실도 있을 수 없음을,
지구를 포함한 우주란 오감의 산물이며
오감에 의해 창조된 세상임을 나는 이제 안다
오감 안에서는 모든 게 현실이지만
오감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없는
아무것도 없음, 그것만이 오로지 실재함을
나는 지금 여기쯤에서 깨닫는다
오감 안에서의 삶과 더불어
오감을 벗어난 삶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침과 저녁, 낮과 밤 사이를
날마다 흐르는 태양을 지켜보면서도
우리는 지구가 돈다는 사실
믿음을 넘어 앎을 갖고 있지 않은가
나는 지금 가만히 서 있지만
내가 서 있는 지구는 바삐 돌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