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기억
텅 빈 기억 '기대라는 희망'을 포기하고, '포기라는 절망' 또한 포기하는 것. 이게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 즉 양변을 여의는 것이며, 내려놓음이자 내맡김이다. 자신이 무엇을 한다거나 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바이블에 나오는 다니엘 이야기에서 다니엘이 사자굴에 넣어졌을 때 그가 희망을 가졌겠는가? 그 순간 그는 희망을 버리고 모든 것을 신에게 내맡긴 것이다. 다만 평범한 우리들처럼 희망 대신 절망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던 게 아니라 절망조차 기꺼이 내려놓고 오직 신에게 자신의 몸을 내맡긴 것이다. 아무런 두려움 없이 말이다. 희망도 절망도 모두 버릴 때 즉 포기할 때 우리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대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는 한, 우리는 포기라는 절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