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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버려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얻으리라

모든 것을 버려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얻으리라 "모든 것을 버려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얻으리라." 뭔가 그럴듯하고 심오한 내용 같기는 한데, 막상 이 구절을 실천하고자 마음먹으면 여러 가지 의문이 일어난다. 모든 것을 버리라는데, 모든 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가 얼른 알아채기 어렵다. 가진 재산과 내 몸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머릿속에 담긴 모든 관념이나 기억을 말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의미하는 바가 전자든 후자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역시 오리무중이다. 전자라면 가진 재산을 다 버리고 나면 그다음에는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이며, 또한 자기 몸을 버리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전자가 아닌 후자라 해도, 머릿속에 담긴 관념과 기억을 어떻게 버릴 수 ..

깨달음의 서 2024.11.04

신 앞에서는 내게 옳고 그른 것이 있을 수 없다

신 앞에서는 내게 옳고 그른 것이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신에게 기도할 때 모든 걸 내려놓고 신의 응답을 기다리는 게 아닌, 스스로 이미 구해 놓은 해답을 신이 추인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기도라는 형식을 빌려, 자신의 주장을 신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신 앞에서는 내게 옳고 그른 것이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을 신에게 믿고 내맡길 뿐이다. 신 앞에서도 자기 스스로 옳고 그른 게 있어, 상대편에는 벌을 자기편에는 상을 달라고 기도하는 행위는, 자신만의 독선이자 신에 대한 불순종이다. 신 앞에서는 그 무슨 판단이라도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의 판단을 내려놓고 신의 응답을 겸허한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 응답을 기다리는 겸허한 자세가 곧 신에 대한 순종이다.

깨달음의 서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