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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힘

깨달음의 힘 / 신타 삶이란 받아들임이다 우리가 살아간다 함은 시간적으로 받아들이고 공간적으로 받아들임이다 어릴 때의 조건 없는 받아들임 속 성장하면서의 조건적인 받아들임 뒤 조건 없는 받아들임으로 다시 바뀔 때 우리는 영적인 아이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느 순간 문득 느껴지는 게 시간적인 깨달음이라면 자기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게 공간적인 깨달음이다 어제 받아들이지 못했던 일을 오늘 받아들일 수 있으며 어제 받아들이지 못했던 사람을 오늘 받아들이는 게 깨달음의 모습이다 주위에 있는 남을 밝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기 주위를 밝히는 것이며 우주와 하나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우리 삶과 삶에서의 깨달음이란 내가 분명 맞는 얘기를 했는데도 상대방이 틀렸다고 대답할 때 그조차 받아들일 수 있는 힘 그게 바로 깨달음의..

詩-깨달음 2022.02.24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 / 신타 50년도 더 지난 어린 시절 보름밥 얻으러 다닌다는 얘기 들어본 적은 있지만 직접 다닌 기억은 잘 나지 않는 추억 속의 보름밥 테이크 아웃 커피 통에 담아 손수 전달하는 선한 이웃이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늘 혼자 보내는 점심시간이 정월 대보름 달처럼 환하다 찾아가는 서비스라는 말이 있듯 찾아오는 인정은 빛나고 아침 나절 내린 흰 눈 온 세상이 하얗다

신작 詩 2022.02.22

나는 삶의 자랑이라

나는 삶의 자랑이라 / 신타 나의 있음조차 삶의 능력 덕분이며 내 능력 하나도 빠짐없이 삶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명예도 창피도 기꺼이 내려놓자 모든 걸 받아들이며 삶의 선물임을 깨닫자 내가 판단하지 말자 삶 앞에서 바보가 되자 삶을 향한 해바라기가 되자 나를 내세우는 바보가 되지 말자 앎이 내 안에 없으며 삶의 선물에 들어있을 뿐 기억이 내 안에 없으며 삶의 선물에 들어있을 뿐이다 삶의 선물이 곧 나이며 나는 또한 삶의 자랑이라 내 안에 삶이 들어와 있으며 내가 삶의 품에 안겨있음이라

詩-깨달음 2022.02.20

내 안의 거미줄

내 안의 거미줄 / 신타 내가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명상을 하거나 또는 걷다가도 내가 없음이 느껴질 수 있다 남 탓하지 말라는 건 무슨 뜻일까 타인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탓하라는 말일까 내가 없음이 느껴진다는 건 내가 어디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판단 기준이 없을 때 생기는 환상이다 나와 남 누구도 탓하지 않으려면 내면의 기준을 녹여 없애야 한다 내 안의 거미줄을 걷어내야 한다 모든 일이 나를 위해 일어나므로 남을 탓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자신을 탓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범사에 감사할 일이다 내 앞에 닥치는 모든 일에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詩-깨달음 2022.02.20

낮달

낮달 / 김신타 아쉽고 따뜻한 배웅 받으며 나선 기차역 가는 길에 있는 공원 아침 해는 동녘 하늘 붉은데 정월 대보름 며칠 지나지 않아서인지 보기 드물게 커다란 낮달이 하얗다 낮달은 그녀 마음이며 아침 해는 내 마음인 듯 뜨거운 아쉬움은 눈가에서 촉촉해지고 체한 것처럼 가슴 먹먹하다 내려놓는다는 건 마음이 아니라 기억이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건 기분이거나 느낌이 아니라 이에 대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마음이란 순간이며 우리는 기억에 계속 붙잡혀 있을 뿐이다 내려놓지 못하는 기억에 사로잡혀 있음이다 낮달을 본 기억 체한 것 같은 먹먹함 기차를 스치는 바람처럼 모두 내려놓으리라 다시 불어오리니 [ 공주사대부고 19회 졸업생 문집 '가본 길'(2022년) 발표 ]

내면이란

내면이란 / 신타 우주에 둥둥 떠 있는 지명이나 주소가 아닌 어딘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알 수 없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 유형의 몸뚱이 아닌 아무것도 없음인 동시에 모든 걸 기억하는 존재인 내가 지각되지 않는 내가 살아있는 내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닌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으며 내면이라 불리는 알 수 없는 곳 삶의 품 안이자 있지도 없지도 않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없지만 있을 수밖에 없는 거기

詩-깨달음 2022.02.17

나목의 가르침

나목의 가르침 / 신타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진 겨울 그의 이름은 벌거벗은 나무다 여름에는 진녹색 옷을 껴입고 겨울에는 다 벗어버린다는 건 사람들의 무관심한 견해일 뿐 봄부터 애써 키운 것일지라도 때가 되면 기꺼이 내려놓아야 온 곳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가르쳐 주고자 그토록 오랜 세월 기다렸건만 매일 태양을 올려다 보면서도 눈은 진실을 보여주지 못함을 여전히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을 지식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 내려놓고 내맡긴 나목의 모습 보이는 게 진실만은 아니라는 가르침을 주려는 기다림인 줄 오늘도 깨우치지 못하는 무명 나목의 가르침은 헛될 뿐이다

詩-깨달음 2022.02.14

어둠 속에도 삶이 있다

어둠 속에도 삶이 있다 / 신타 밝은 곳뿐만 아니라 낯선 곳과 어둠 속에도 삶이 있다 귀신이나 사탄이란 다름 아닌 내면에 있는 두려움의 투영이다 우리 내면에 있는 두려움이 외부 세계에 비친 모습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귀신이나 사탄을 없애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없애는 용기를 깨닫는 일이며 모든 건 내면에서 나온다는 사실과 내면이 곧 무소부재하고 전지전능한 삶이자 나 자신임을 깨닫는 일이다

신작 詩 2022.02.13

영생과 환생

영생과 환생 / 신타 영생이란 진시왕처럼 불로초를 구하는 게 아니라 죽음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때로 우린 세상을 떠난 이웃 소식에 슬퍼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떠났을까요 그들의 몸은 바닥에 누워있으며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는데 말입니다 여물기 전의 땅콩을 캐어 본 적 있나요 껍데기와 알맹이가 하나인 채로 물컹합니다 가을 어느 때쯤 다시 캐보면 이제는 껍데기와 알맹이가 서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게 바로 껍데기가 세상을 떠난 모습입니다 우리 몸뚱이가 떠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만 땅콩 알맹이는 형체가 있으나 우리의 생명은 형체가 없기에 우리는 몸이라는 껍데기의 죽음에 그토록 슬퍼하기도 합니다만 알맹이의 생명은 여전히 살아있듯 보이지 않는 우리 생명도 여전합니다 땅콩의 생명도 한 철을 지내는데 어떤 씨..

詩-깨달음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