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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천의 오후

요천의 오후 / 신타 여뀌 요 자를 쓰는 요천(蓼川) 바윗돌에 앉아 물 위에 뜬 오리를 그린다 윤슬 되어 반짝이는 햇살 찬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무리 지어 노니는 오리들 바라보는 나는 홀로 앉아 옷깃을 여미고 있다 다가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거기 머물러 있는 바람에 밀려오는 물결처럼 물결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바람 쓸쓸한 삼월 어느 날 시로 그리는 요천의 오후 춘향교 위 햇살은 오늘도 그리움에 눈 부시다

신작 詩 2022.03.06

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신타 나를 비우는 게 아니라 깊이 뿌리 내린 두려움 그것을 없애는 것일 뿐 내가 나를 비운다는 말은 눈이 눈을 본다는 것처럼 말에 지나지 않는 허깨비 보이는 모든 게 나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나이며 나란 사라질 수 없는 존재인 밝음 속에 한 꺼풀 밝음마저 더 벗겨지고 사라진 그 자리 오롯하게 서 있는 거기 나는 저마다 내면에 자리하는 두려움 우리가 정녕 바라는 깨달음이란 하나씩 벗겨내는 과정일 뿐이다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 환해지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는 영감의 빗물 담아내는 과정이다

詩-깨달음 2022.03.06

모든 선택이 최선일 뿐

모든 선택이 최선일 뿐 / 신타 삶 속에 있는 내가 삶에 감사하는 삶이 되리라 불안에 떨던 지난날에 대한 기억 그조차 사랑하고 감사하는 내가 되리라 삶 안에서 판단하지 말며 삶에 빠져버린 바보가 되자 삶 앞에서 나를 내세우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자 삶이 주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일지라도 좋은 것 나쁜 것으로 판단하고 거부하지 말자 징검다리일지라도 천천히 조심하며 건너자 파도가 거셀지라도 기꺼이 바다를 기다리자 내가 삶이며 삶이 나인 오늘을 살아가는 삶에서 최선의 선택이란 없다 모든 선택이 최선일 뿐

詩-깨달음 2022.03.06

믿음 소망 사랑

믿음 소망 사랑 / 신타 낯선 곳에서 혼자라는 두려움이 서로에게 인연으로 다가왔으며 회전목마처럼 돌고 도는 계절은 샘물처럼 시작된 인연의 물줄기 운명의 물줄기로 바꾸어놓았다 만날 때에 헤어질 것을 염려하고 내일은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불까 여전히 두려움을 넘지 못하는 채 헤어짐의 아픔을 생각하여 미리 헤어지고자 하는 어리석음의 꽃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 백화점 막걸리 세 병 들고 기차역에서 처음 만난 사랑 인연을 넘어 운명적인 만남의 도도한 물결 또한 피할 수 없다 무슨 바람이 불지는 내일의 일 오늘은 물결 따라 흘러갈 뿐 부는 바람 따라 물결칠 뿐 물결도 바람도 안에서 내 안에서 일어난다 무엇을 밖으로 드러낼지는 저마다의 선택에 달린 일 의심과 불평의 물결 아닌 믿음과 감사의 심연에서 소망의 물결 드러낼 ..

신작 詩 2022.03.04

삶과 죽음이란

삶과 죽음이란 / 신타 삶이란 껍데기 안에서 씨앗이 여무는 일이며 껍데기에 붙은 씨앗이 홀로서기 하는 것이다 죽음이란 속에 든 씨앗 아닌 껍데기의 흩어짐일 뿐이며 마음속 생각으로 쌓은 정체성의 사라짐일 뿐이다 삶과 죽음이란 오감이 껍데기라는 사실 어찌해서든 깨닫고자 하는 일이며 뿌리에 매달린 껍데기조차 때가 되면 기꺼이 불사르는 일이다

詩-깨달음 2022.03.04

물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 신타 나답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일까 늘 지금인 삶이 되고 싶을 뿐 나다움에 머물고 싶지 않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리는 미래를 기대하기보다는 현재를 바라보는 삶일 뿐 과거를 회상하는 삶도 미래를 기대하는 삶도 아닌 과거와 미래가 함께하는 현재를 흐르는 물처럼 바람처럼 머물지 않는 삶이 되리라 지금 내 삶을 살아가리라

신작 詩 2022.03.04

우리는 모두 사랑인 까닭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인 까닭이다 / 신타 내가 나를 사랑할 때 나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늘 내게 서운한 마음일지라도 그에게 용서를 바랄지라도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나의 삶에 빠지고 싶다 스스로 비난하는 삶이 아닌 나를 사랑하는 삶이고 싶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의 삶을 인정하는 동시에 나를 인정하는 삶이 되련다 내가 행한 모든 언행에 잘못된 점이 있을 수 있음을 나는 언제든지 받아들이며 스스로 생각지 못한 잘못을 내가 비록 행했을지라도 그러한 나조차 사랑하리라 어쩌다 그도 실수할 수 있으며 나는 그러한 그조차 사랑하리라 그와 내가 다른 게 아니라 우리는 모두 하나인 까닭이다 말과 행동으로 잘못을 범할지라도 우리는 모두 사랑인 까닭이다

저마다 내면에 보석이 있다

저마다 내면에 보석이 있다 천국도 지옥도 모두 내 안에 있다. 외부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우주가, 다름 아닌 저마다의 내면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 우리 각자의 내면을 벗어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면이란 눈에 보이는 유형적 신체의 내부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음 즉 시공도 없는 무 無이기 때문이다. 무이기 때문에 우리 각자가 모든 것일 수 있음이다. 그러나 우리는 형상(이미지)이나 관념을 잡으려고 할 뿐만 아니라, 적어도 무슨 느낌이라도 하나 잡으려고 애를 쓴다. 유형의 대상이든지 또는 무형의 대상에라도 의지하려 하거나, 심지어는 유형·무형의 어떤 것을 자신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우리는 유형도 아니며 무형도 아닌 아무것도 없음(무)이다. 없음 안에 모든 게 들어있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등이..

깨달음의 서 2022.03.02

어떤 가르침

어떤 가르침 / 신타 하는 일은 다르지만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커다란 강의실에 앉아 쉬는데 더도 아닌 둘만이 있는데 먹을 걸 저만치서 혼자 먹는다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먼저 먹을 걸 건네도 받기만 할 뿐 줄 줄을 모른다 겨울철이므로 신은 부츠조차 그녀가 신었기에 꼴도 보기 싫다 지적 장애가 있다는데 겉보기엔 멀쩡한 말도 잘하고 자기 일도 꽤 잘하는 그녀를 일터에서 만난 것은 나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리라 기분 좋지 않은 사람 만난 일조차 나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가르침 언뜻언뜻 그녀 모습 보일 때마다 미운 마음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른다 스스로 나를 괴롭히는 짓이지만 직관이라는 직접 통하는 영감으로도 내 안의 감정 쉬 사라지지 않는다 얼마의 세월이 더 지나야 모든 감정이 하나로 합쳐진 사랑..

詩-깨달음 202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