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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과 선택

수용과 선택 내 앞에 있는 모든 걸 사랑하고 받아들여 보세요. 약병과 통증 그리고 먼 하늘만 바라보게 되는 슬픔과 허무함까지도 말입니다.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먼저 받아들이고 난 다음 건강과 활력을 선택하세요. 받아들인다고 해서 받아들인 모든 걸 다 선택할 순 없잖아요. 받아들인 것들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만을 선택하는 겁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 다음, 선택하고 싶은 것 하나를 선택하는 거죠. 그냥 모든 걸 무조건 받아들이는 겁니다. 좋든 안 좋든 우리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안 좋은 것을 좋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그리고 어쩔 수 없으니까 아예 적극적으로 모든 걸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자신의 몸이 더 아프게 되..

식탁

식탁 / 김신타젊었을 적엔꽃병이 놓이더니지금 식탁 위엔약병만이 줄을 선다삶의 주소는꽃병과 약병 사이혹은 밥과 반찬그 사이 어디쯤일까건강이란근육에 달린 게 아니라호르몬 분비에 달렸다고 한다호르몬 분비라면밥상과 침상모두가 식탁이다몸으로 먹느냐마음으로 먹느냐가 다를 뿐몸으로 밥과 반찬사랑할 수도 있겠지만마음으로도 자신과 타인의육체와 정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어느 하나만이 아니라꽃병과 약병밥과 반찬 그리고 몸과 마음자신과 타인 모두 사랑해야 할 것이다

신작 詩 2021.11.29

물길 바람길

물길 바람길 / 신타 원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따로다 원하는 것은 원하는 것이며 받아들이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원하는 길로 갈 수 있음이다 어느 하나만을 고집할 일이 아니다 모두를 받아들이되 하나의 길을 가는 것이다 받아들인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일이 일어나지 않음도 아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뿐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외려 내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텅 빈 샘에서 샘물이 솟고 물처럼 바람처럼 길이 된다

詩-깨달음 2021.11.29

텅 빈 바람

텅 빈 바람 신타 바람처럼 머물지 않는 내가 무엇인지 알고자 함은 머물지 않는 바람이자 내 안에서 부는 바람이다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나라는 것은 텅 빈 빛, 텅 빈 침묵 텅 빈 바람, 텅 빈 충만 보이지도 않는 바람이건만 텅 비었다는 건 또 무슨 소릴까 아무것도 없음이다 아무것도 없음도 없음이다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붙들고 싶은 게 살아있다면 그게 빛이든 침묵이든 바람이든 충만이든 붙잡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대가 아니다 그것이 그대일 뿐 아무것도 잡지 않고 모든 것을 놓았을 때 그대는 의지할 것 하나 없는 텅 빈 빛, 침묵, 바람, 충만이 되리라 텅 빌 때부터 모든 게 샘솟으리라 텅 빈 곳에서 그대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리라

詩-깨달음 2021.11.29

가을 장미

가을 장미 / 김신타봄날에만 피는꽃인 줄 알았다가늦가을 어느 날숲속에서 보게 된빨갛게 핀 장미꽃오월의 장미는깁스한 다리처럼생각 속에서 굳어진썩은 뒤에 거듭나야 할바람에 몰려다니는 낙엽붙잡아 두지 않아도영원히 사라지지 않는살아있는 자양분일 뿐내 곁이 아니라 해도다른 나무엔들 어떠하랴내 안에 있는모든 꽃잎과 낙엽어느 땅 밑에서라도거름이 되고물이 되어 흐르리라내 안이 아니면 어떠하랴물이 되어 그대 흐를 뿐인데

신작 詩 2021.11.28

천개의향나무숲 2

천개의향나무숲 2 / 김신타숲에는 띄어쓰기가 없다향나무와 은목서 등이빽빽하게 서 있을 뿐늦가을 어느 빛나는 날구례 천은사 가는 길옆작고 조용한 향나무 숲모처럼 걸어보는 휴일띄어쓰기 없는 내 삶에쉼표 같은 아침이었다천 개의 향나무 숲에서안으로 담긴 향나무와밖으로 은은한 은목서향나무에 은목서 잇댄안팎으로 향기로운 삶내가 소망하는 삶이다 아침의 숲길 더불어 쉼표와 느낌표 있는 삶저녁이 있는 삶이고 싶다

신작 詩 2021.11.28

친구

친구 신타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면 추한 모습도 보이는 너와 나 사이 그 사이에 있는 거리 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 오늘 문득 느껴보았다 너와 함께하는 길 그 길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함께 걷는 순간이 제일 아름다운 길임을 너와 함께하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임을 너와의 만남이어야만 할까 내 안에 있는 것일 수는 없을까 내면의 감정 그리고 생각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순 없을까 내 안에 있기에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만날 수 있는 참으로 허물없는 친구다 때로는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가끔은 차 한 잔에 정담 나누고픈 반가운 친구 그리울 때 있지만 눈물처럼 반짝이는 고독 봄의 새싹은 신비스러우며 가을의 낙엽은 정다운 친구 내면의 소리 담는 시인이어라

詩-깨달음 2021.11.27

내 나이 마흔여덟

내 나이 마흔여덟 신타 차 타고 가는데 누군가 내게 물었지 나이가 몇이냐고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마흔여덟이라고 그럼 낼모레 쉰이네 초로의 신사라는 느낌이 뒤통수를 때리고 지나간다 아니 무슨 아니야 내가 무슨 생각해보니 낼모레가 맞다 아직도 한참 남았거니 했는데 지금은 육십이 지난 나이 오십에서 육십을 넘어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간다 중학생 때쯤 배웠을 지천명 知天命의 나이 천명을 몰라서 그랬을까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 내 나이 마흔여덟엔

신작 詩 202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