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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언덕

바람 부는 언덕 / 신타 집착이 아니라 집착하는 마음속 깊은 두려움의 동굴을 찾아야 한다 두려움이 남아있는 한 집착만을 없애려는 몸짓은 땀 흘린 후 샤워하는 것과 같다 언제라도 다시 끈적일 것이다 집착하는 마음이 느껴질 때 마음의 뒷면을 돌아다보라 깊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감춰진 그를 받아들여라 두려움의 연인이 되어라 세월 지나고 나면 내게 파도치는 바다가 아닌 꿈속의 바람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꿈속이 바로 비비고 올라설 수 있는 바람 부는 언덕이다

詩-깨달음 2021.11.16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 신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내일이 오늘 내가 가고 있는 길이다 캄캄한 미래란 없다 지레 눈을 감은 때문이다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혼자서 가야만 하는 삶의 길 스스로 내면을 향해 걷는다면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이끈다 함께 가는 길은 길이 아니다 더는 비빌 언덕조차 없어도 보이지 않는 내가 바로 나이며 외뿔처럼 가는 길이 나의 길이다

詩-깨달음 2021.11.16

깨달음의 소리

깨달음의 소리 생각에서 벗어난다거나 또는 생각을 끊는다는 말을, 우리는 흔히 생각 자체에서 벗어나거나 끊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이는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자각하고 더는 자기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 것일 뿐, 생각 자체에서 벗어나거나 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 안에 깊이 뿌리 박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거나, 또는 자신의 주관이나 사상, 믿음 등이 옳다는 생각을 스스로 끊거나 버릴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주관. 사상. 믿음 등을 없애기는커녕, 자신 스스로 그것을 발견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한 해답이란 없다. 진리 또는 깨달음이란 밖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내면에 있는 판단기준인 주관. 사상. 믿음이라는 고정관념을 자각..

깨달음의 서 2021.11.15

사랑

사랑 신타 은행잎 노랗게 뒹구는 늦가을 가로수 길 걷던 여자, 남자에게 왜 그리 말을 하느냐며 새침하다 내가 뭘? 아까 화가 난 것처럼 말했잖아? 너무 그렇게 예민하게 굴지 마! 은행잎에 미안하지도 않아? 가로등 불빛 아래 은행잎 환하게 비치고 있다 여자는 남자에게 소중하게 끼워 넣은 책갈피 노란 은행잎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낙엽 같은 사랑이고자 한다

신의 사랑 방정식

신의 사랑 방정식 가난과 굶주림, 신체적 또는 정신적 폭력과 전쟁 그리고 지진이나 홍수·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하여, 죽거나 다치거나 거처할 곳을 잃는 등의 비극적 상황 앞에서, 선한 이웃인 우리는 신에게 따져 묻는다. "당신은 사랑의 존재라고 하면서 왜 가만히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신의 사랑은 거지에게 적선하듯 밥 한 그릇 주는 식이 아니다. 어린 자식에게 날마다 물고기 한 마리 잡아다 주는 아버지가 아니라,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 물고기 잡는 법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스스로 잡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식이다. 그리고 세상에 다 알려진 첫 번째 비밀은, 우리 인간이 물질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영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몸뚱이만을 자신으로 여기기 십상이지만, 우리는 유형의 몸뚱..

깨달음의 서 2021.11.12

합창

합창 신타 살다 보니 빗소리에 잠 못 드는 밤 있어라 공연히 잠 못 드는 날인데 기와 강판 두드리는 세찬 빗소리 더욱 그러하다 모든 시간은 지금을 향하며 공간 또한 여기뿐인데 나는 무엇을 소망하는가 나라는 게 몸일 뿐만 아니라 우주를 감싸는 무형이라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오늘도 몸의 안락을 추구하며 내일도 오늘 같은 마음이길 때때로 기도하며 살아가는 진정 나는 무엇이던가 몸 마음의 안식과 영혼의 기쁨 누리고자 소리 높여 사랑을 노래하는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의 합창이어라

詩-깨달음 2021.11.12

섭리

섭리 모든 존재가 신이라는 단 한 존재를 이루며 또한 공간이 여기라는 단 한 곳을 뜻하는 것이듯 모든 시간은 지금이라는 단 한 순간으로 모이고 있다. 내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이 지금 여기에서 내가 원하는 게 이루어지게끔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인류 창조에서부터 지금까지 그 모든 일들이 내가 지금 소망하는 일이 이루어지게끔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을 뿐이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유형·무형의 우주와 신에게. 그리고 내 주변의 모든 인연에게.

잠언 2021.11.11

나를 위한다는 것

나를 위한다는 것 나는 얼마 전부터 모든 일은 나를 위해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달아,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이러한 앎이 체화될 수 있도록 나름 노력해왔다. 당시의 깨달음이 적힌 글을 간간이 읽어본다든지, 또는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는 지인과 함께 대화를 나눈다든지 하는 등의. 그런데 여기서 '나'라는 게 무엇이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내 몸 (더러는 마음)을 나로 여기곤 한다. 평소에는 몸이라는 게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몸이 나라는 동일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도 지난 일 하나가 의식 안에서 떠오르길래, 그 모든 게 나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되새기는데 문득, 여기서 '나'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잠시 돌이켜보니 그 모든 ..

깨달음의 서 2021.11.11

현존

현존 우리는 시간을 말할 때 흔히 과거 현재 미래를 얘기한다. 그런데 이중 현재는 언제일까?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쉽사리 알 듯한데, 현재라는 순간은 인식할 틈도 없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현재란 인식할 수조차 없는 게 아니라, 모든 시간은 언제나 현재라는 순간일 뿐이다. 기다란 선처럼 인식되는 시간 속에서 눈 깜빡할 찰나가 아닌 전체가 바로 현재이며, 동시에 과거와 미래라는 것 역시 현재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아닌 때가 없음에도 지금까지 우리가 이를 깨닫지 못했기에, 현재를 인식하기가 이처럼 어려웠던 것이다. 과거란 지나간 현재이며 미래 역시 다가올 현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깨닫고 나면 외국의 영성가가 얘기하는 현..

깨달음의 서 2021.11.11

인간으로서의 나와 신으로서의 나

인간으로서의 나와 신으로서의 나 인간 영혼이 곧 신이며 또한 우리 몸이다. 다시 말해 우리 인간의 몸은 저마다 신의 화현 化現이다. 고로 우리가 몸을 통해 어떤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을 하는 것은, 곧 신이 행하는 것인 셈이다. 우리가 몸으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언어로 멋진 글을 쓰며 참으로 훌륭한 생각을 한다고 할지라도, 이 모두는 '나'라는 몸을 통한 영혼 즉 신의 작품일 뿐이다. 반대로 아무리 비천한 생각과 말과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이 역시 신이 행한 것이다. 결국 '나'라는 것은 없는 동시에 신이 '나'라는 형식으로, 즉 몸과 마음과 영혼의 삼위일체라는 형식으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가 곧 신의 현현 顯現이다. 즉 인간으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지만, 신으로서의 나는..

깨달음의 서 202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