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과 박인환 시인
김석기
나 취했노라
아침을 막 거른 술에 취했노라
인생은
등대처럼 허망하지도 않으며
항구처럼 통속하지도 않거늘
파도는 해변으로 몰려갔다가
제풀에 다시 바다로 쓸려가는
우리는 여전히 바다가 아니라
파도에 흔들리는 오늘도 바람일 뿐
나 취했노라
세월이 가면
파도는 부서진다 해도
바다는 영원한 것
숙녀는 목마를 타고 떠났으며
버지니아 울프
지금 그녀의 페시미즘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이름은
내 가슴에 잠들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