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짝지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14. 3. 21. 04:41

 

 

짝지

 

차안에 있는 사람이

신랑이냐는 또래 친구의 물음에

아니! 내 짝지, 라며

방금 내린 중년의 여인이 말한다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든

같은 회사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든

아니면 돌림자가 지자인

암수의 거시기 짝지이든,

 

연인이 고어체이면서 문어적이고

애인이 이제는 좀 식상하다면

짝지라는 표현은 또 얼마나

새롭고 신선한 반전인가

 

숨을 거르고 피를 거르는

몸 안에도 짝지가 있듯이

마음 안에도 짝지가 있음은

이 또한 가득한 기쁨이리라

 

일상의 삶과 마음의 짝지가

서로 같다면 더욱 좋겠지만

마음의 팔이 둘이듯 어쩌거나

마음의 다리도 둘이어야 한다

 

 

< 그림 / 고흐 - 낮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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