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지
차안에 있는 사람이
신랑이냐는 또래 친구의 물음에
아니! 내 짝지, 라며
방금 내린 중년의 여인이 말한다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든
같은 회사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든
아니면 돌림자가 지자인
암수의 거시기 짝지이든,
연인이 고어체이면서 문어적이고
애인이 이제는 좀 식상하다면
짝지라는 표현은 또 얼마나
새롭고 신선한 반전인가
숨을 거르고 피를 거르는
몸 안에도 짝지가 있듯이
마음 안에도 짝지가 있음은
이 또한 가득한 기쁨이리라
일상의 삶과 마음의 짝지가
서로 같다면 더욱 좋겠지만
마음의 팔이 둘이듯 어쩌거나
마음의 다리도 둘이어야 한다
< 그림 / 고흐 - 낮잠 >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개인 여름 아침 (0) | 2014.08.11 |
---|---|
함께하는 가운데 홀로 서 있다 (0) | 2014.04.09 |
삶을 위해서 사랑하자 (0) | 2014.03.16 |
백석과 박인환 시인 (0) | 2014.03.04 |
생각 그리고 생명 (0) | 2014.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