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범어사에서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20. 2. 20. 13:48

범어사에서

 

김석기

 

 

돌과 시멘트로 다듬어진 길

바윗빛 이끼 피어나 있고

500년 넘은 은행나무

잿빛 장삼 걸쳤더라

 

세월 지나면

유위도 무위가 되고

나무도 사람이 되는 것인가

 

깨닫지 못한 사람은 깨닫고자 하나

깨달은 사람은 말하길

깨닫지 못했다는 것도 착각이요

깨달았다는 것도 착각이란다

 

착각만 벗어나면 된다며

제 혼자 답답해하지만

착각에서 벗어나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속담이 제격이다

 

무릇 깨달은 개구리라면

올챙이 적 기억해야 할 텐데

그의 올챙이는 산으로 올라간 듯하다

암자에서 차담을 나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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