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과 벚꽃
김석기
피는 때도 비슷하고
청동빛 이끼 덮인
나무 색깔조차 비슷하지만
꽃 맺힌 모양이 다르다
하나는 새 가지를 따라서
촘촘히 붙어서 피고
하나는 새 가지 묵은 가지 구분 없이
가지 끝에 모여서 핀다
떨어져 언뜻언뜻 보면
서로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날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다른 점이 눈에 띄기도 한다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
지금 현실과 지난 현실
오늘 당장 내게 일어나는 일들과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는 일들
살구나무와 벚나무는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늘 궁금해서 찾아 다닌다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에게 말했던 것과
싯다르타가 새벽별 보면서 보았던 것을
지금 살구꽃 벚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나를 비롯한 모두를 위하여
나는 언제나 지금 이대로 피어나고 있다
나를 비롯한 모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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