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유다 / 신타
나라는 게 없다는 자유로움
있음이란 없음에서 나오므로
나라는 건 어차피
아무것도 없음에서 나온
없음의 있음,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내 몸이 사라져도
아쉬울 것 하나 없으며
내 몸이 아니라 해도
나라는 존재는 이미 생겨난
사라질 수 없는 존재 아니겠는가
내가 바로 없음이며
있음이 아니라 오로지
없음만이 영원하다는 사실
그리고 내 몸의 있음이 아닌
무형의 있음이 곧 나라는 사실
보이지도 않고 생각할 수도 없으며
다만 느껴지는 내가 있을 수 있는
무수한 삶과 죽음의 태피스트리 속에서
우주의 생명은 오늘도 이어지고
삶은 계속되는 것 아니겠는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의 묘비명에서 말한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