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 / 신타
저물녘 빗속을 운전하며
집 앞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시동 끄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 들을 때,
평안이 내게 음악처럼 머문다
오십 중반을 넘겨도
여전히 빗속을 달리고 있을 때,
오늘의 수고가 오늘을 버틸 뿐
내일을 감당하지 못할 때,
불안이 차창 밖 빗물처럼 번진다
어둠과 함께 불안이 잠들고 나면
비바람은 어제의 기억이 되고
또 다른 오늘이 파랗게 열린다
하루의 수고로
오늘을 감당할 수만 있어도
평안은 행복과 함께 언제나 그 자리다
내가 그들 곁을 떠나
파랑새를 찾아 헤매도는 것일 뿐
그들이 내 곁을 떠난 적은 결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