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 김신타
햇빛 좋은 사월의 봄날은
날마다 일요일인 것 같다
차가 드문드문 다니는 길옆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산책할 수 있는
등으로 다가오는 따스함 느끼며
야트막한 봉우리 향하는 발걸음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며
가로수와 보이는 풍경 모두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진다면 우리는 지금
이미 사랑으로 충만해 있음이다
사랑이란 오감으로의 상을 아무런 두려움 없이
기꺼이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