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흐르는 다리 위에서

신타나 2025. 6. 5. 09:10

흐르는 다리 위에서 / 김신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
처음에는 없었던 내 몸
냇물 속에 젖어있는
이제는 커다란 몸뚱이

애초부터 몸이 아닌
보이지 않는 침묵이었던 나는
어둠에 빛이 스며들듯
세포마다 스며들었을 것이다

별빛 그림자 지나
새벽으로 부활한 내가
다리 위에서
또 다른 나를 바라다본다

훤히 비치는 바닥에는
그림자 출렁이고 있으며
몸에 스며든 생명
나는 지금 여기

어머니와 아버지
그 사이에 없었던 새벽이
지금 여기
이렇게 서 있을 뿐이다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는 떠났다  (0) 2025.06.05
눈 내리는 아침  (0) 2025.06.05
술의 유혹  (0) 2025.06.03
오죽  (0) 2025.06.02
연기암 가는 길  (2) 2025.06.01